▲ 온라인상에서 ‘공포스릴러텔러’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이용호씨. |
[프라임경제] 디지털 셀프출판 북씨(www.bucci.co.kr) 작가회원 이용호씨(조선대 중앙도서관, 28)의 첫 디지털 셀프출판 소설 ‘공포에 대한 6가지 이야기’가 인터파크 도서 전자책 코너 판매 개시 이틀 만에 주간순위 2위로 치고 올라갔다. 인터넷 ‘공포스릴러텔러’로 활동 중인 이씨의 작품은 엄청난 속도로 팔려나갔다. 11월12일 오후 현재 이씨의 작품은 인터파크 도서 전자책 코너 전체 순위 45위에 링크됐다. 쟁쟁한 전자책들 사이에서 무명작가 이씨의 작품이 순위권에 오르리란 예상을 하지 못했다.
전자책분야 4위는 올해 최대 베스트셀러 덕혜옹주의 작가 권비영씨가 차지하고 있고, 전세계 초베스트셀러 작인 파울로 코엘료의 ‘브리다’가 6위. 일본 신세대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최근작 ‘꿈속에서 만나요’는 바로 아래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일약 무명의 네티즌이 전자책 출판 한번으로 세계적 작가들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전자책 출판만으로도 위안이 된다는 이씨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미국 추리 작가 스티브 킹을 롤모델을 삼고 있는 이씨는 언론 인터뷰 섭외 방송국 출연 등이 쇄도해 이미 스타작가 대우를 받고 있다.
이씨는 북씨와의 인터뷰에서 소설가가 되기까지 과정을 소개했다.
-판매개시 이틀 만에 단숨에 판매순위 2위까지 치고 올랐다. 이례적이다. 원래 독자들이 많은 편이었나?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팬은 있었다. 어떤 웹툰의 책을 보니 표지에 ‘웃음 조회수 백만’이라고 써있어 합쳐보니 백만 정도 되어서 책을 내면 어떨까 생각을 했다. 공식적인 팬은 몇천명 정도다. 활동했던 인터넷 사이트에 출판 소식을 전하니 팬들과 일반인들이 구입해준 것 같다.”
-읽어보니 긴장감 때문인지 눈을 떼지 못하겠더라. 스토리 구성 능력이 탁월해 보인다. 따로 훈련을 하나?
▲“따로 훈련을 하지는 않는다. 굳이 훈련이라고 부른다면 길을 가다가 글에 대한 씨앗을 발견하게 되면 그 씨앗이 커서 열매가 맺는 모습, 즉 그에 대한 풀 스토리가 영화처럼 머릿속을 지나간다. 그걸 짜깁기 하고 현실적으로 맞추는 작업을 하면서 글을 쓰게 된다. 최대한 현실감 있게 공포스럽게 쓰도록 노력한다. 허황되다고 느끼는 스토리는 과감하게 버린다.”
-미국의 추리작가 스티븐 킹도 인터넷에서 소설을 연재한 바 있고, 공포물을 주로 쓰는 것보면 스티브 킹이 롤모델인 것 같다. 한국의 스티브 킹이 될 자신감은 있나?
▲“실제로 지금 제 글을 직접 영어와 일어로 다시 써서 미국 및 일본 등의 소셜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릴 준비를 하고 있다. 취업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울며 겨자 먹기로 했던 토익, 토플공부와 일본유학을 위해서 준비하고 있었던 JLPT 공부가 이럴 때 도움이 될 지는 생각도 못했지만. 스티브 킹의 소설은 따로 각국에서 번역이 되어 출판되고 있지만, 그것은 영어라는 이점 때문에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한국의 공포이야기가 영어로 제가 스스로 번역 하였을 때 통할 지는 잘 모르겠지만, 만약 국내처럼 통한다고 하면 그 파급력은 엄청날 것으로 본다.”
-스토리 전개능력이 탁월하다. 오싹할 정도였다. 그런데 실화라는 사실에 더 놀랐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건가? 아니면 창작인가?
▲“실제 살인귀(우순경 편)은 실화를 바탕으로 쓴 것이다. 실제 어머니의 고향에서 일어난 이야기다. 거기서 들은 부분과 제 머릿속에서 영화처럼 지나가는 부분을 버무린 내용이다. 아마 그 글의 내용에서 실화라는 내용이 없었으면 생각 이외로 글이 재미없었을 지도 모른다. 보통 공포영화나 소설을 볼 때 사람은 누구나 방어막을 친다. ‘영화니깐…. 실제 일어나지는 않으니깐…’ 이런 생각으로 보다가 이게 실화라는 사실을 독자들이 파악하는 순간, 나한테도 일어날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공포감이 더욱 극대화 되었던 것 같다. 그 예로 영화 ‘살인의 추억’이 이런 방식으로 영화를 만든 것으로 알고 있다.”
-모 인터넷 포탈에선 공포스릴러텔러라는 별칭으로 활동하는데, 공포이야기 전도사가 달갑지 않을 것 같다. 왜 공포물에만 집착하나?
▲“의외로 단순하다. 과거에는 사랑 및 주변 삶을 이야기하는 순수소설을 주로 썼는데, 고등학교 때 처음으로 글을 배웠던 동호회가 ‘어둠의 저편’이라는 공포소설 동호회였다. 그곳에서 당시 기성 작가들에게 글을 배웠던 게 지금 제가 공포소설을 쓰게 된 이유인 것 같다.”
-국내에서는 공포물을 포함 한 장르소설이 성공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도서관에서 근무하면서 이런저런 통계를 내 본 결과, 일본의 기시 유스케(검은집, 13번째 인격등)나 히가시노 게이고 (백야행, 용의자 X의 헌신) 등의 일본 공포, 추리소설 작가들의 책이 굉장히 인기가 많다. 없어서 못 빌릴 정도다. 아마 순수소설 위주로 이루어진 즉, 다른 소설은 한 단계 밑으로 생각하는 그런 문단의 모습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많이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실제적으로 문예창작과나 국문과에서는 오로지 순수 문학 등의 본격이라고 불리는 것에만 치중하기 때문에 저처럼 비전공자가 공포 등의 장르소설을 쓴다. 공포소설에도 단순한 공포심을 자극하는 게 아닌 삶에 대한 이야기가 녹아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다.”
-전자책을 내고 나서 달라진 점이 있나?
▲“아주 많이 달라졌다. 주변의 상황으로는 거의 ‘작가’수준의 대우를 받고 있다. 생각보다 결과가 빨리 나오게 돼서 그런 것 같다. 마음가짐도 달라졌다. 이제 책을 낸 작가라고 생각하니, 글쓰는 생각도 달라진 것 같다.”
-네이트 조회수 100만회라는데, 대단하다. 어떻게 가능했나?
▲“나는 별로 변한 게 없다고 생각하는데, 주변환경은 변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칭찬을 하며, 대단하다고 말한다. 팬들도 생겨날 정도였다. 뭐 평범한 한 남자일 뿐이지만… 새로운 사람들이 생기고 삶이 너무나도 빨리빨리 변하고 있다. 어느 날 팬 한분과 이야기를 하다가, ‘연예인과 이야기 하고 있는 것 같아서 긴장 되요’ 라고 말하더라. 기본적으로 나의 생활신조는 ‘산에 오를 날이 있으면 언젠가는 내려오는 법’이라고 여긴다. 그런 생각으로 최대한 겸손해 지고 나태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정말 많은 사랑에 감사하고 평생 동안 그 마음을 간직하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