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와 해외건설 시장이 대조적인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국내 주택시장 침체 여파로 인해 건설사들의 사업 비중이 해외사업 등 다른 사업에 집중하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최근 국내 건설사들의 주택공급물량은 당초 계획보다 줄어든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건설사들의 해외시장 진출이나 해외사업수주 등은 끊임없이 증가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내 일부 건설사들은 국내 주택 관련 리스크를 해외사업 등에서 메우고 있다. 국내 주택사업 비중을 서서히 줄이면서 국내 주택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주택공급 무기한 연기 속출
올해 주택시장은 당초 물량이 잡혔던 주택공급을 제때 하지 못하고 있다. 주택시장 침체도 문제지만 가격경쟁력이 뛰어난 보금자리주택 등 외부 압력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 12월 전국 16곳 사업장에서 총 1만1515가구가 공급되는 가운데 일반분양 물량은 5079가구에 불과하다. 이는 11월 분양물량(1만8353가구)의 28% 수준이며 전년동기(2만6799가구)보다 82% 급감한 물량이다.
우리나라 10대 건설사들의 주택공급물량도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올해 우리나라 10대 건설사들이 공급한 주택(아파트, 주상복합, 오피스텔) 물량은 총 3만568가구다. 당초 건설사들이 계획했던 9만3756가구의 32.6%에 불과한 수준이다.
지속적으로 이어졌던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해 시장전망까지 불확실해지자 공급일정도 잡기 어려운 실정이다. 건설사들이 안고 있는 미분양 주택 해소가 절실한 가운데 주택공급보다는 주택리스크 감소 쪽을 택한 것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올해 세 곳에서 주택을 공급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지만 처음 한 곳에서 성적이 별로였다”며 “지금 시장 상황도 좋지 않은 판에 나머지 두 곳은 내년이 될지 언제가 될지 뒤로 미루고만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해외사업수주, 실적 개선
상황이 이렇다 보니 건설사들의 사업비중이 국내에서 해외 쪽으로 발을 돌리고 있다. 일부 건설사는 국내에서 발생한 주택리스크를 해외사업으로 메우는 등 신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현대건설은 국내 건설사 중 가장 많은 해외 신규 수주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3분기까지 16조1888억원의 신규수주를 기록했다. 국내수주는 부진했지만 해외 프로젝트 수주 호조로 전년동기비 33.3% 늘어났다.
삼성물산(건설부문)도 지난 3분기 실적이 8조5408억원으로 전년대비 198% 증가했다. 3분기 주요 수주 프로젝트로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클리블랜드 클리닉, 화성16라인, 신정2-1재개발 등이다.
대우건설은 지난 3분기 실적에서 주택미분양 관련 손실을 반영하면서 영업손실이 1302억원으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주택과 토목부문에서 분양가 할인에 따른 손실을 반영했지만, 3분기까지 누계 수주액은 총 8조3834억원으로 전년동기 보다 21.1% 증가했다. 재개발·재건축 수주액이 2조1846억원으로 주택 총 수주의 77%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GS건설도 수주실패 비용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36.0% 감소한 1264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3분기까지 누적 신규수주는 7조4420억원으로 전년동기비 12.3% 성장했다. GS건설은 화공플랜트에 강점을 가진 회사로 올해 공정 다각화를 추진, 발전 부문의 신규수주가 크게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