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대형마트나 백화점 분유 코너 앞에 서면 ‘프리미엄’이라고 붙은 분유가 태반이다. 특히 소비자들의 눈높이에는 프리미엄분유만 진열돼 있고 일반분유는 찾기 힘들 정도다. 일반분유가 있다 해도 쭈그려 앉아야 볼 수 있을 정도로 제일 아래 칸에 진열돼있다. 진열상태만 놓고 보자면 프리미엄 분유가 ‘일반 제품’이고 일반분유가 ‘특별 취급’ 받고 있는 양상이다.
갈수록 출산율은 떨어지고, 낳더라도 한 명만 낳아 잘 키우자는 엄마들이 늘고 있다. 과거에는 자식을 두, 세 명 낳아 키우기 바빴지만 점차 한 명만 낳는 부모들이 늘면서 자연스레 한 아이에게 모든 관심과 사랑을 쏟아 붓게 됐다.
이 같은 엄마들의 마음을 공략한 것이 바로 프리미엄분유다. 프미리엄분유가 인기를 끌면서 분유제조업체들은 너도나도 프리미엄분유를 출시하기 시작했다. 품질은 엄마들에게 만족을 줄 지 몰라도 높은 가격은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프리미엄분유, 이름 붙이기 나름”
국내 분유업체는 남양유업, 매일유업, 파스퇴르, 일동후디스로 총 네 곳이다. 이 중 일동후디스는 전 제품을 수입하고 있다. 분유시장 규모는 지난 2009년 기준 3700억원이다.
[프리미엄 분유인 남양유업 '마더스오가닉'과 일동후디스 '산양분유'] |
분유는 크게 일반분유, 프리미엄분유, 특수분유로 구분할 수 있다. 그러나 프리미엄분유와 일반분유를 구분 지을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은 없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일반분유와 프리미엄분유를 구분 짓는 잣대가 없다”며 “매일유업의 경우 프리미엄은 하나의 브랜드네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일단 분유는 일반분유가 아니면 다 프리미엄이라 볼 수 있다”며 “이름을 붙이기 나름이며 프리미엄이라는 것이 특별한 기준에 의한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프리미엄분유 성분 차이
이에 분유업체 내에서는 이 같은 분류보다 가격으로, 저가, 중가, 고가 분유로 구분 짓고 있다.
그러나 특정 성분을 강화한 프리미엄분유가 고가에 선보이면서 ‘프리미엄분유는 고가, 고가분유는 프리미엄분유’라는 인식이 자리 잡게 됐다.
실제 프리미엄을 단 최고가 분유는 남양유업의 ‘마더스오가닉’(375g, 2만2300원), 매일유업 ‘앱솔루트 궁’(800g, 3만2200원), 일동후디스 ‘뉴클래스퀀’(800g, 3만7800원)다.
가격이 가장 저렴한 일반분유는 남양유업 ‘아기사랑秀’(1만3800원), 매일유업 ‘매일맘마QT’(1만7600원)다.
분유업체마다 자사의 일반분유와 프리미엄분유 성분 중 성장 필수 인자인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무기질 함량은 거의 동일하다.
흔히 프리미엄분유의 경우 면역성분, 초유성분, 두뇌발달 인자를 함유하고 있다고 홍보한다. 그러나 일반분유에도 초유성분은 아니더라도 두뇌발달에 도움이 되는 DHA, 아라키돈산, 성장인자인 알파락트알부민 등이 함유돼있다. 즉, 프리미엄분유는 이들 성분이 좀 더 들어있는 것이다.
◆선택의 폭 넓혔다?
실제 대형마트나 백화점 분유코너에 진열된 상품은 프리미엄분유가 주를 이루지만, 프리미엄분유 매출이 전체 분유매출에서 차지하는 부분은 10~15% 정도다. 프리미엄분유가 일반분유보다 비싸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반분유가 훨씬 더 많이 판매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프리미엄분유가 진열대를 점령하고 있는 것에 대해 분유업체들은 “소비자들의 프리미엄분유 선호도가 높고 찾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근래 초유·면역 성분이 강화된 프리미엄분유들이 많이 시판되면서 어머니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가격 면에서도 중저가 분유, 프리미엄분유 등으로 다양하다”고 말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선택이 다양화되고 제품도 업그레이드를 거듭하면서 프리미엄화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는 특정 기능성 성분을 강화한 기능성분유 시장이 새로 형성될 것이다”고 말했다.
분유업체들이 주장하는 ‘선택의 폭을 넓혔다’는 것은 프리미엄분유의 경우다. 서민들이 선호하고, 전체 매출의 85~90%를 차지하는 일반분유는 국내 분유업체 분유(특수분유 제외) 18종 중 단 3종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