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현대·기아자동차의 향후 최대 경쟁사는 삼성과 LG가 되지 않을까? ‘무슨 뜬금없는 소리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재계순위경쟁를 거론하는 게 아니다. 삼성과 LG가 미래자동차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가설은 현대차 블루온 공개행사와 SB 리모티브(보쉬와 삼성 SDI의 합작사) 배터리 셀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사람들 사이에서 흘러나온 말이지만 현대·기아차의 약점을 꼬집고 있다.
내연기관차량의 핵심이 엔진과 변속기라면, 차세대 이동수단 중 가장 대표적인 전기차의 성능을 좌우하는 것은 바로 배터리다. 성능뿐만 아니라 가격에서도 배터리 비중은 차값의 40% 정도를 차지한다. 심지어 저속전기차는 차량 가격의 60%~70%가 배터리 가격이었다.
물론 전기차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기초 인프라를 비롯해 충전시간, 운행거리, 안전성, 가격, 시장수요, 주행성능 등 많은 문제가 산재된 상태. 하지만 상용화 수준에 가장 근접한 차세대 이동수단이 전기차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전기차의 발전 속도를 내연기관의 역사와 비교해 보자면, 혁신에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올 상반기 저속전기차의 정부지원보조금과 일반 도로주행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끊임없이 회자됐다. 그러나 불과 6개월만에 닛산 리프, MINI E, 피아트 EV 등 뛰어난 주행성능과 안전·편의성으로 무장한 차량들이 쏟아져 나오며 저속전기차 논란은 유명무실해졌다.
향후 가벼운 무게, 작은 부피,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가진 배터리가 생산될 것이다. 또 값비싼 리튬-이온 배터리를 대체하는 새로운 배터리도 활발하게 개발 중이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최대 강점은 현대제철·현대하이스코·현대모비스·위아 등 계열사를 통한 가격경쟁력이다.
자동차산업은 수많은 노하우와 다양한 기술적 요소가 필요하기 때문에 삼성과 LG가 전기차 시장에 직접 뛰어드는 것은 어렵겠지만, 현대·기아차가 만만치 않은 동반자들을 상대해가며 전기차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