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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쉬 프란츠 회장, “게임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보쉬와 삼성 SDI 합작사인 SB 리모티브, 전기차 시장 본격 공략 나서

신승영 기자 기자  2010.11.10 18: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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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보쉬와 삼성 SDI의 합작회사인 SB 리모티브는 10일 울산에서 배터리 셀 생산 공장 준공식과 함께 공동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 사진= (좌측부터) 한국 보쉬 헤르만 캐스 사장, SB 리모티브 요아힘 펫져 공동대표, 보쉬 그룹 프란쯔 페렌바흐 회장, 삼성SDI 최치훈 사장, SB 리모티브 이진건 대표

이날 준공식을 가진 SB 리모티브 울산공장은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량용 리튬-이온 배터리 셀을 생산하며,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대량 양산체재에 돌입할 예정이다.

준공식 후, 이어진 기자간담회에는 보쉬그룹 프란쯔 페렌바흐(Franz Fehrenbach) 회장, 한국 보쉬 헤르만 캐스(Hermann Kaess) 사장, 삼성 SDI 최지훈 사장, SB 리모티브 이진건 대표, SB 리모티브 요아힘 펫져(Joachim Fetzer) 공동대표 등이 참석했다.

프란츠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보쉬와 삼성 SDI가 SB 리모티브를 설립한지 2년만에 배터리 셀 생산시설을 준공하고 양산에 들어간 점에 대해 고무적이란 입장을 밝혔다.

이어 그는 “2013년까지 보쉬와 삼성 SDI는 SB 리모티브에 5억달러를 투자할 것”이라며 자동차 배터리 기술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계획도 말했다.

◆기자간담회 Q&A 전문

▲전기차 가격이 내연기관차량과 비슷해질 시기를 언제로 보고 있는가.

-(보쉬그룹 프란쯔 페렌바흐 회장)2010년, 전 세계적으로 생산되는 차량이 74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 정도 규모가 전기차로 바로 전환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연기관의 연비를 향상시키는 전략과 배터리 가격 인하의 노력을 병행할 것.

물론, 보조금을 통해 일부 시장에 전기차 도입을 촉진시킬 수는 있겠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불가능하다. 배터리 비용 절감과 전력 밀도를 높이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대략 2020년에서 2030년까지 시장점유율 측면에서 전기차의 비중이 증가하는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때를 위해 준비하고 있다. 물론 리스크가 존재한다. 정부의 법적인 규제와 같은 사항에 대해 확신할 수 없다. 하지만 아시아의 메가시티를 중심으로 전기차의 도입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협력사로서 보쉬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삼성 SDI 최지훈 사장) SDI를 맡은 지 10개월밖에 안된 제가 보쉬와 합작을 결정한 것은 아니지만, 이번 합작은 매우 좋다고 말할 수 있다.

다른 기업들이 자동차업체들과 합작한 것과 달리, 우리는 중립적인 업체와 합작을 통해 더 많은 기업들에게 공급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됐다.

삼성이 가진 기술적 역량과 100년이 넘는 보쉬의 자동차업계와 형성된 관계는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것이다.

▲크라이슬러, BMW와 계약을 체결했다. 향후 수주 전략과 현재 접촉 업체는.

-(프란쯔 회장·최지훈 사장)독일, 유럽을 상징하는 BMW 그리고 미국의 크라이슬러와 관계를 맺은 것은 매우 의미 있다. 수주전략은 모든 자동차 업체와 깊은 관계인 보쉬의 장점을 활용해 도움을 받을 것이다. 이러한 관계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개발을 통해 배터리의 무게와 가격 등에서 경쟁력을 갖출 것.

접촉업체는 말하기 힘들다. 다만 유럽과 아시아 업체들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협상이 진행 중이다.

▲중국의 경우 국가적으로 전기차를 보급하려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 시장은 별도로 진출할 것인가 아니면 울산공장에서 생산량을 조달하나.

-(프란쯔 회장)우리는 전 세계 OEM업체들과 협의 중이다. 중국이나 유럽 등 현지 시장 니즈에 맞춰서 전략을 수립할 것이다. 어느 지역을 먼저 진출할지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본다. 하지만 울산공장이 베이스가 될 것. 중국은 인수 계획에 따라 진행하겠다.

▲아시아와 유럽의 양사간 기술적인 이질감은 없는가.

-(SB 리모티브 이진건·요아힘 펫져 대표)양사간 기업문화의 공통점이 많다. 두 회사가 가지는 가치가 비슷하다. 보쉬와 삼성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건전한 재무성을 중요시하고, 리스크 회피적이며 직원의 공정한 대우를 중시한다.

물론 장거리적인 엔지니어링 협력은 어렵다. 하지만 보쉬의 차량 노하우와 삼성의 샐 노하우는 인력교류를 비롯해 이미 적절한 협력방안을 사용 중이며, 향후 더 좋은 협력 방안이 개발될 것이다. 각자의 노하우 공유로 경쟁사들보다 더 좋은 제품을 제공할 것.

▲삼성 SDI가 올해 소형 배터리부문에서 일본 업체들을 제치고 글로벌 1위가 전망되는 가운데, 10년 뒤 자동차 배터리 시장에서도 1위를 예상하나.

-(최지훈 사장)당연히 1등을 해야하지 않겠나. 그러나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고객들과 파트너에게 좋은 회사가 되고 싶다. 자동차 배터리에서 중요한 안전성, 품질, 기술력, 가격 등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1등이 목표가 아니라 고객을 위해 제품을 생산한다면 10년 뒤 1등으로 자리매김해 있지 않겠나.

▲배터리 외 충전과 관련된 기술의 향후 전략은.

-(프란쯔 회장)충전부문은 자동차 자체의 충전설비와 충전 인프라 두가지로 구분할 수 있겠다.

충전과 관련해 자동차 자체 충전설비의 경우 앞서 말한 보쉬의 전기화 기술에 포함된다. 충전 인프라는 싱가포르에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전체적인 소프트웨어를 관리하는 것이다. 충전소를 예약하고 어떻게 충전할지, 무료 충전소 위치 어디인지 등을 알려주는 정보 플랫폼 제공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보쉬는 내연기관 분야에서 최고라고 할 수 있겠지만,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등 차세대 운송부문에서 후발업체에 가깝지 않나? 추격 전략은.

-(프란쯔 회장)사실 맞다. 하지만 내부 연소 기술 개발에서 많은 발전을 이뤘다. 클린 디젤이나 GDI엔진 개발로 이산화탄소 배출이 획기적으로 감소했다. 디젤엔진의 경우 6~7년 전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도 90% 이상 줄였다. 또 삼성 SDI은 이미 소비자 가전에서 배터리 기술에 선도적이며 경험도 많다. 각각이 가진 장점을 협력할 것이다.

우리가 전기차 부문 후발업체라고 하지만 전기차 시장이 매우 작다. 아직 게임은 시작도 되지 않았다. 시장의 볼륨이 있어야 경쟁이 시작될 것. 격차가 있다고 해도 곧 따라 잡을 것이다.

▲연료전지차 등 다른 차세대 자동차 개발 계획에 대해 말해 달라.

-(프란쯔 회장)향후 20~30년을 봤을 때, ‘트럭이나 중장비에 파워트레인은 무엇이 될 것인가?’를 생각해봐야 한다. 중장비에 전기모터는 힘들 것이다. 연료전지부문도 시장 규모가 성장한 뒤 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