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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 거래는 지지부진, 권리금은 완전 회복?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 권리금 반영 주의 요구

장경철 객원기자 기자  2010.11.08 16:2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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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간 거래되는 권리매매 점포 시세가 불황 이전의 수준에 거의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정작 거래 상황은 지지부진해 예비창업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점포거래 전문기업 점포라인이 지난 10월 들어 자사 DB에 등록된 서울/수도권 소재의 점포 매물 1803건의 시세를 조사한 결과 평균 호가는 1억6378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불황 이전인 2007년 10월 시세의 1억6658만원의 98.32%에 달하는 수치며 불황이 시장을 뒤흔든 2008년 10월 시세에 비해서는 15.57%(2206만원) 오른 것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올 10월 평균 보증금은 4660만원으로 2007년에 비해서는 15.64%(864만원) 떨어졌지만 권리금은 오히려 1억1718만원으로 5.23%(583만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자영업자들이 점포의 권리매매를 진행할 때 지불하는 권리금의 경우 이미 불황 이전의 수준을 회복했음을 시사하는 한편, 불황의 여파로 낮아진 보증금은 아직 상승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불황이 2년 여 가까이 지속되면서 일정 수준 이상의 매출이 검증된 점포만 거래가 이뤄지는 등 ‘안정’ 키워드가 창업의 주요 경향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리스크가 큰 업종이나 자리는 지양하고 소위 말하는 ‘장사가 되는 목 좋은 자리’만 거래가 됐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권리금 양극화 현상도 두드러졌다. 대표적인 경우가 중구다.

중구에는 국내 최고 상권 중 하나인 명동이 있어서 구별 권리금도 1억8000만원~2억 원대로 전국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정작 안을 들여다보면 명동 상권 내 점포 권리금은 2~3억원을 호가하는 반면 명동을 제외한 기타 지역 소재 점포들은 권리금 1억원이 채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기타 서울 지역이나 수도권 지역에서도 이 같은 현상은 공통적으로 관찰된다. 구 또는 지역 내 핵심상권의 경우 권리금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주변 점포나 동네 소규모 상권의 점포들은 영업 악화가 이어지면서 권리금 자체를 포기하고 시설비만 받겠다는 곳도 부지기수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타 경제 영역과 마찬가지로 창업계에도 자본 집중에 의한 대형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역 내 핵심 상권의 중력 효과가 계속 커지면서 주변 지역의 상권 지속력은 상대적으로 쇠퇴하고 있어 결국 자본 규모 1억원 이하의 영세 상인들만 이중고를 겪게 된다는 것이다. 같은 자영업자라도 자본규모가 적게는 5억에서 많게는 수십 억에 달하는 경우, 월 평균 매출 자체가 다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권리매매 시세는 올랐지만 정작 거래 시 체감 상황은 여전히 불황인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 시세가 오른다는 것은 수요가 받쳐줄 때 가능한 일이지만 핵심 상권 점포는 비싸서, 주변 소규모 상권 점포는 장사가 안될까봐 사겠다는 사람이 나서지 않기 때문에 자연히 거래도 지지부진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점포라인 정대홍 팀장은 “점포를 구하는 사람이 없는데 시세가 오른다는 것은 국내 경기 호전에 대한 매물주들의 기대심리가 반영됐기 때문”이라며 “점포를 구할 때 책정된 권리금이 적절한지에 대해 판단해보고 계약을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