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그동안 반복적으로 노사갈등을 겪어왔던 전남 영암 대불산단의 신문용지 제조업체 보워터 코리아(유한) 공장이 영업적자가 지속되면서 경영위기에 빠져 공장 철수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강경 노조활동이 경영안정의 발목을 잡으며 경영위기를 자초했다는 주장과 구조조정을 빌미로 노동자의 불안을 조성하여 노조활동을 무력화 시키려 한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그 갈등의 골이 깊어만 가고 있다.
하지만 일부 노조 탈퇴 직원들이 상여금 반납 등을 통해 회사 정상화에 나서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보워터코리아는 지난 98년 다국적 제지업체인 미국 보워터사가 한라제지를 인수해 설립한 한국 현지법인으로 설립 당시 ‘미국 본사와의 독립경영’을 강조하며 2003년까지 1100억 원에 달하는 흑자를 냈다. 그러나 국내 신문용지시장의 공급과잉으로 매출이 적자로 돌아섰다. 올해 217억 원의 적자에 이어 내년에도 250억~260억 원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보워터 미국 본사가 최근 캐나다의 제지업체인 아비티지사와 합병을 추진하면서 각국의 적자 공장에 대한 구조조정을 예고하고 나섰다.
보워터코리아 역시 미국 보워터 본사가 다음 달 초에 실사를 거쳐 사업 철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어 구조조정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런 가운데 보워터코리아 노조 탈퇴자 50명과 사무직 등 115명이 참여한 ‘보워터 코리아 참뜻 모임’(대표 김태헌)은 8일 보도자료 등을 통해 지난 “1996년 대불산단에 입주해 최초 상업생산을 시작한 이후 지역경제의 중심 기업으로 자리 잡고 영업 흑자를 기록했지만, 투쟁 일변도의 파행적인 노조(금속노동조합산별지회) 때문에 경영위기를 자초하게 됐다”고 주장하며 “신문용지 시장 악화와 노조의 무모한 투쟁으로 연매출 1800억 원에 최고 400여억 원의 흑자회사에서 대규모 영업적자 회사로 전락했다”고 밝혔다.
참뜻모임은 “공장 가동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으나 회사 정상화를 위해 상여금 400% 반납 등 온힘을 쏟고 있다.”며 “오는 9일 낮 12시 회사 정문에서 회사 살리기 궐기대회 및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며, 노사 모두 힘을 합쳐 이 어려움을 극복해 나아가자”고 말했다.
한편 금속노동조합산별지회에 속해 있는 보워터코리아 노조는 “지난 98년 미국 보워터사가 한라제지를 인수하며 ‘설비투자를 확장하겠다.’고 밝힌 약속과 달리 실제로는 한국공장 부지 절반을 매각해 250억 원에 달하는 매각대금을 챙겨갔다”고 주장했다.
실제 공장부지 매각으로 100억 원이 넘게 수익을 챙겼으며, 노조 측의 수익분배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또 “영업적자 속에는 매년 본사로 송금한 80억 원가량이 포함되어 있다. 본사 계약에 의한 것이지만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데도 자신들의 이익만을 챙기는 사측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같이 경영오류가 많아 흑자 기업이 적자로 돌아섰는데 강성노조 탓만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끝으로 “이번 구조조정은 이미 오래전부터 진행되어 왔고, 외부 컨설팅 업체의 자문을 받아 구조조정과 정리해고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는 구조조정이라는 명분으로 노동자들의 불안한 정서를 활용해 노조를 무력화 시키려는 계획에다 결국 회사를 매각하려는 수순 밟기다.”고 지탄했다.
신문용지 생산 공장인 전남 영암 보워터 코리아가 공장 가동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