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식당을 운영하는 권씨(56. 여)는 6개월 전부터 양반다리를 할 때나, 앉았다 일어설 때 무릎 안쪽이 시큰거렸다. 혼자 꾸려나가는 식당을 쉴 수도 없어서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최근 들어 무릎이 많이 붓고 특히 계단을 오르내릴 때 고통스러웠다. 일단 진료부터 받아봐야겠다는 생각에 찾은 병원. 다행히 무릎관절 전체가 다 닳지 않고 안쪽만 닳은 상태여서 정상인 관절은 살리고 닳은 쪽만 바꿔주는 부분인공치환술이 가능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부분만 바꾸기 때문에 수술 시간도 짧고 회복도 빠르다는 얘기에 권씨는 마음이 놓였다.
관절염 환자 중에는 인공관절수술에 대한 두려움으로 통증을 참고 견디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국내 퇴행성 관절염의 수술법은 병의 진행단계에 따라 가장 효과적이고 적합한 수술법으로 발전되고 있어, 심한 관절염 이라고 해서 무조건 인공관절 전치환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관절이 상한 부위만 골라 치료하고, 나머지 정상적인 관절 부위는 더 이상 퇴행성 관절염이 진행되지 않도록 막는 예방적 차원에서의 수술법으로 부분치환술이 널리 시술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은 좌식생활의 영향으로 안쪽 무릎 연골이 닳은 O자형 변형이 흔하다. 쪼그려 앉을 때에 무릎에 가해지는 압력은 체중의 7∼8배에 달하는데, 그 무게 부담이 주로 안쪽 연골에 가해지기 때문이다. 주로 권씨처럼 내측 연골만 닳은 중장년 층에서 부분치환술이 가능한데, 노년기에 비해 살릴 수 있는 자기 관절 연골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부분치환술은 관절 손상부위가 연골 안쪽이나 바깥쪽에만 국한되어 있으면서 무릎 십자인대 기능이 정상이고, 다른 부위에 염증이 없는 경우, O자 형인 안짱다리 변형이 10도 이내인 경우 시술하면 효과적이다. 절개부위가 적은 만큼 수술 테크닉이 까다로워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에게 시술 받는 게 좋다.
똑같이 인공관절을 넣는 수술이니 별 차이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부분치환술은 건강한 자기 연골부분과 십자인대, 신경조직, 무릎 뼈 등 관절의 주변 조직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어 수술 후 경과가 매우 좋은 편이다. 시술 후 관절의 움직임이 정상에 가까울 정도로 회복되며, 열에 아홉은 책상다리 등의 좌식생활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활동성이 좋아 만족도가 높다.
또한 전치환술에 비해 수술 부담도 적다. 수술 시간이 평균 1시간 이내로 짧으며 절개면도 작기 때문에 무수혈 수술이 가능한 점도 부분치환술의 장점 중 하나다. 특히 최근에는 ‘컴퓨터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결합되면서 수술 부위를 보다 정확하게 찾아내고 정밀하게 시술할 수 있게 되어 수술성공률도 크게 높아졌다.
비교적 젊은 50대 중년층 여성들도 관절염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이 세대는 쪼그려 앉는 가사일 등으로 무릎에 하중이 많이 가기 때문에 내측 연골 손상으로 이어지기 쉬워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평소 좌식보다는 입식 생활을 습관화하고, 걷기 운동 등으로 무릎 근력을 키워 건강한 무릎 관절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
글: 강서힘찬병원 안농겸 과장(정형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