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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소시모, ‘유령분유’로 물가조사하다

조민경 기자 기자  2010.11.04 17: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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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갈수록 출산율이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09년 태어난 총 출생아수는 44만4849명이다. 합계출산율(여자 1명이 평생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수)은 전년 대비 0.04명 감소한 1.15명을 나타냈다.

한 명만 낳아 잘 키우자는 엄마들의 증가와 웰빙 바람은 유기농, 프리미엄 분유 제품 선호도를 높였다.

국내 분유제조업체는 남양유업, 매일유업, 일동후디스, 파스퇴르 등 총 네 곳이다. 분유시장 규모는 연간 2000~2500억원이며, 남양유업이 점유율 55~60%로 1위를, 매일유업과 일동후디스가 각각 35~40%, 5~10%로 2,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1일 소비자시민모임(이하 소시모)은 2010년 세계 24개국 주요도시의 생활필수품 국제물가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자료에 따르면 국내산 분유(800g)가 2만4429원으로 24개국 중 4위, 수입 분유(씨밀락 800g)는 3만5500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소시모에 따르면 국내산 분유의 경우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남양유업의 ‘아이엠마더’의 백화점, 대형마트, 슈퍼 판매가격을 평균한 것이다. 그러나 소시모가 발표한 국내산 분유 제품과 가격이 타당성에 어긋난다.

남양유업의 ‘아이엠마더’는 분유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지 않을 뿐 아니라 이미 지난 2008년 3만900원으로 책정됐다. 소시모는 이 같은 근거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남양유업의 ‘아이엠마더’의 평균가가 맞다고 주장했다.

국내 분유 가격 평균치도 제대로 계산하지 못하면서 국제물가조사를 어떤 식으로 행했는지, 또 그 결과의 신빙성에 의문이 든다.

그러나 이번 소시모의 국내 분유가격에 대한 평균치는 틀렸다 해도 높은 분유가격이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분유는 크게 일반분유, 프리미엄분유, 특수분유로 나뉘는데, 프리미엄을 달고 나오는 제품이 일반 제품과 비교했을 때 가격도 프리미엄 급이다.

물론 프리미엄 분유는 일반 분유와 달리 초유성분, 면역성분, 성장인자 등을 강화한 것이다. 일반 분유에도 필수성장인자는 모두 함유돼 있다. 

실제 매장에서는 프리미엄이 아닌 분유를 찾기 힘들 정도다. 분유제조업체 측은 소비자들이 프리미엄 제품을 많이 찾는다고 말하지만 프리미엄제품을 살 수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

프리미엄 제품 선호도가 높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의 전체 매출 중 프리미엄제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10~15% 정도다. 매출에 있어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도 아니지만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 프리미엄 제품군이 아닐까.

어느 부모든 자식에게 좋은 것을 먹이고 싶은 마음은 똑같겠지만, 경기가 안 좋을수록 분유가격이 부담이 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분유 선택 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안전성, 소화흡수, 제품과 제조회사의 사회적인 신뢰도 등이지만 가격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

이처럼 천차만별인 국내 분유가격을 명확한 기준 없이 평균을 낸 소시모의 행동을 이해하기 어렵다. 또 프리미엄 제품인지 일반 제품인지도 구별 않고 무작정 점유율이 높다고 평균 내 수입제품과 비교한 결과는 어떻게 해석하면 좋을까?
   
 

또 선호도만 놓고 일반 제품은 등한시하고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 판매에만 열을 올리는 분유제조업체들도 한 번쯤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