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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통운 문평동허브, 또 ‘담달터미널’?

금호아시아나 효과 중 일환으로 언급 시작, 그룹 기울면서 연착

임혜현 기자 기자  2010.11.04 16:3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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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한때 스마트폰의 일종인 아이폰은 국내 시장 출시가 여러 이유로 늦춰지면서 ‘담달폰(다음 달에 나온다 소리를 연발함)’이라는 불명예스런 별명을 얻은 바 있다. 영역은 다르지만 이렇게 연기를 하는 업체측 태도로 인해 타사 관계자들이나 언론의 관심을 모으는 곳이 있다. 바로 대한통운 문평동 허브(대전 문평동 메가허브 터미널)다.

대한통운 이원태 사장은 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문평동 건에 대해 2011년 1월 초를 언급했다.

이 사장은 “문평동은 당초 11월 1일 오픈하기로 했는데”라고 당초 전망치보다 지연되고 있음을 인정하면서 “IT쪽에 시운전을 계속해서 내년도 1월 초에 아마 오픈할 걸로 생각한다”고 현재 각종 막바지 점검 중임을 시사했다. 아울러 “문평동은 최신 시설이다. 그때 소개할 기회 갖도록 하겠다”고 이 문제를 매듭지었다.

여기서 말하는 문평동, 문평동 허브는 즉 대전 문평동 메가허브 터미널을 말한다. 부지면적만 6만9500㎡에 이르며, 완공시 하루 50만 박스의 물량 처리는 물론 자동화물분류기기가 설치로 각종 종합물류서비스도 가능하다.

그러나 이 시설은 2008년 본격적으로 관심을 모으기 시작했지만, 완공시기에 대해서는 일단 정확한 언급이 없다가 이후 2010년 상반기 완공설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2009년 7월을 넘기면서, 이 같은 상황은 다시 미세하게 변한다. (당시로서는 내년에 해당하는) 2010년 완공 목표 등으로 언론에 회자되더니, 이후 2010년 하반기 완공 목표로 조금씩 연기되기에 이른다.

이번에 기자들에게 연내 완공이 어렵다는 점을 사장이 직접 언급, 확인함으로써 이 시설은 다시 2011년을 기약하게 됐다.
   
<그림=문평동 허브 조감도>

◆‘신기루 금호아시아나 효과’ 때문이라 해도 꼭 필요한 사업인데…

하지만 대한통운으로서는 이 시설이 필요하다. 한때 연휴 물량 소화를 위해 대한통운은 완공되지 않은 이 시설의 일부 사용을 검토할 정도로, 현재 물량 해소 능력은 남아도는 지경은 아니다.

여기에 대한통운은 지속적인 시장 키우기에 전념할 계획이다. 4일 나온 이 사장의 발언에 따르면, 대한통운은 지난해에 대비 금년도 15% 증가한 2조1000억원 매출을 예상하는 중이며, 앞으로 2015년까지 연5조원까지 매출을 늘릴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더욱이 금년 택배 부문을 보면 연간 취급 물량이 2억 상자를 돌파하게 되는 등 각 영역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사장 자신이 “앞으로 중장기적으로 물류 산업에 대한 전망을 해 보면, 앞으로 급격히 변화하는 상황에서 미래를 예측한 다는 게 쉬운 건 아니”라고 하지만, 어쨌든 소화할 물량 자체가 늘 것을 대한통운 내부에서는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그렇다면 허브 터미널 조기 완공은 필요한 사항일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한통운을 인수할 때 기대한 효과가 제대로 나지 않는 문제 때문이 아닌가 의구심을 품기도 한다.

문평동 허브가 언급되기 시작하던 2008년 5월 이국동 당시 사장은 금호아시아나 그룹으로의 편입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3조원에 달하고 2010년까지 매출 규모도 3조원 이상에 이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대한통운은 대우건설과 함께 항만 물류센터 및 터미널, 미개발 토지 등을 개발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을 내외에 천명하기도 했고 “기존에 복합터미널 시설을 운영하고 싶었지만 그에 맞는 화물이 없어 쉽지 않았다”며 “하지만 금호아시아나에 편입되면서 대형 화물을 소화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감회를 밝히는 등 터미널 강화에 대한 애착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무리한 연속 인수합병전 후유증으로 ‘승자의 저주’에 걸렸고, 그 와중에 형제간 경영권 싸움까지 일어나면서 나락으로 떨어졌다.

그러므로 이 같은 상황에서 금호아시아나 효과 신기루가 사라지는 상황을 보며 속도조절을 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따를 수 있는 것.

하지만 현 이원태 체제가 기록한 놀라운 실적 성과라든지, 이 사장이 이번 박삼구 회장 경영 복귀에 대해 긍정하면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평가하는 등 상황은 다시 바뀌고 있다. 즉, 금호아시아나 효과만 받쳐
   
<사진=대한통운 이원태 사장>
준다면 문평동 허브를 디딤돌 삼아 2015년 연5조원 매출 시대를 열겠다는 점으로 읽히는 일련의 발언들을 볼 때, 문평동 허브 완공 이후 대한통운의 발전은 상당히 의미 있는 수준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다만, 다소 과도하게 잡은 게 아니냐는 빈축까지 나오는 현상황에서, 경영권에 대해 지나치게 긍정적인 점만을 부각하는 발언을 한 부분으로 인해 5년 후 실적 목표에 대한 책임 소재는 이제 전적으로 이원태 체제로 넘어왔다는 상황을 남겼고, 앞으로 이원태 체제와 문평동 허브의 미래에 상당한 부담으로 남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