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근 법원 경매시장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 탓으로 빚을 갚지 못하고 경매로 내몰리는 집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치솟는 전셋값 때문에 차라리 내집마련 하는 게 낮겠다는 입찰자이 늘면서 연일 북적이고 있다.
주택시장과는 달리 경매시장은 지금이 호황기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경매로 낙찰 받는 물건은 시세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물건을 구매할 수 있어 향후 시세 차익을 남길 수 있고, 내집 장만으로도 인기다. 특히 최근 집값은 계속 떨어지고 있지만 전셋값은 오르고 있어 돈을 더 보태서 내 집 마련의 꿈도 이룰 수 있다.
실제로 최근 경매시장은 4년 만에 경매진행 건수가 최대치를 기록했다.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10월) 수도권 지역의 경매 진행건수는 8156건으로 연초(1월) 6543건 대비 24.7%상승했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에서 경매 진행건수가 8000건을 넘어 선것은 지난 2006년 11월 이후 4년 만이다.
그러나 눈여겨봐야 할 것은 경매진행 건수에 대한 낙찰 건수다. 지지옥션에서 조사한 수도권 경매진행 건수 대비 낙찰률을 살펴보면 지난 10월 경매진행 8156건에 대한 낙찰률은 28.3%로 2305건의 낙찰 건수를 기록했다. 이는 올 초(1월)35.6%의 낙찰률을 기록하고 줄곧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주거용 경매물건 낙찰률도 내림세다. 올 초(1월)에 2684건이 경매로 나와 43%인 1153건이 낙찰됐지만 10월 현재 경매진행 건수는 3645건으로 증가했지만, 낙찰률은 33.6%(1223건)로 떨어진 것이다.
빚을 갚지 못한 채무자들의 집이 경매로 넘어오고는 있지만 찾는 사람은 줄어들고 있다. 부동산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한 경매 전문가는 “일반시장에서 집값 상승에 대한 불확실한 부분이 아직 존재하고 있어 시장회복 기대감도 오르고 있지 않고 있다”며 “가격이 싼 유찰물건 외에 신건 낙찰이 좀 있어줘야 하는데 신건은 물론 중대형, 고가아파트 등도 인기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한다.
정부가 주택 거래 활성화를 위해 대책을 발표했지만 활성화보다는 집값하락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또 전세시장은 갈수록 입주물량이 대폭 줄어들면서 전셋값 상승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집값이 앞으로 추가 하락할 것이란 전망 역시 전셋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부동산 침체로 발생한 빚으로 집을 놔야만 하는 사람들은 물론 오른 전셋값 내기를 포기하고 내집마련을 위해 경매시장을 찾은 사람들 모두 입장은 서로 다르다. 하지만 모두 내집마련에 대한 꿈은 더 멀어져가고 있다. 시장에 한시적으로 나타나는 움직임이 아니라 사람들의 기대감을 살려줄 수 있는 부동산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