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꾼들이 강력 분노하고 있는 가운데, 야권과 시민사회단체의 강력 반발도 예상된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제작한 포스터를 훼손했다고 구속영장을 신청한 것은 이제 임기 마지막에 그야말로 막가자는 것이다”는 강도 높은 비판도 나오고 있다.
4일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서울 모 대학 시간강사인 박모 씨(41)는 대학생 박모 씨(23·여)와 함께 지난달 31일 사회 풍자에 나섰다가 봉변을 당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1시 30분경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인근에 붙어 있던 G20 홍보 포스터 13장에 스프레이를 이용해 쥐 그림을 익살스럽게 그렸다.
G20의 ‘G’ 발음이 ‘쥐’와 비슷해 쥐 그림을 그린 것인데, 최근 정부가 G20에 매몰된 상황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그러나 이틀 뒤 ‘황당한’일을 겪어야 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가 2일 강사 박 씨에 대해 공동손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대학생 박 씨는 같은 혐의로 불구속입건했기 때문이다.
경찰의 입장은 이들 두 사람과 사뭇 다르다. 경찰은 “단순한 풍자가 아니라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행위”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법은 그러나 경찰의 주장에 고개를 돌렸다.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다”며 영장을 기각했기 때문이다.
낙서에 불과해서 경범죄로 즉심에 불과한 이번 사안이 구속영장 신청까지 이어졌다는 사실이 온라인에 확산되면서 인터넷은 지금 그야말로 난리다. 누리꾼들은 자신의 트위터에 현 정부를 맹비난 중이다.
한 누리꾼은 “G20 행사 기간엔 밥도 하지 말아라? 아무래도 MB정권이 그 넘의 '쥐20' 때문에 정상이 아닌 듯 하다”는 글을, 또 다른 누리꾼은 “얼마나 절묘하고 해학적인지. ㅋㅋㅋ 한참을 웃었는데, 그걸 그린 사람은? 구속. 해학 풍자마저 사라진 이 땅”이라고 씁쓸해했다.
한 직장인은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대한 비판의식을 풍자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한때 대통령을 특정 세력들이 ‘개구리’에 비유하던 시절엔 그야말로 나몰라라하던 공권력이 현 정부가 출범한 뒤로 이렇게 태도의 변화를 가져오냐”며 고개를 떨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