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서준 기자 기자 2010.11.03 15:07:53
[프라임경제]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의 뇌물수수 의혹을 제기한 강기정 민주당 의원에 대해 청와대가 ‘의원이 아니면 구속됐을 것’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비판이 야권을 중심으로 일고 있어 눈길을 끈다.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현재 “국회 사상 현직 영부인을 이렇게 음해하고 모욕한 것은 초유의 일”이라며 한 목소리로 맹비난 중이다.
그러나 참여정부 시절 한나라당도 권양숙 여사를 무차별적으로 공격했던 것으로 밝혀져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누리꾼들의 냉소도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등에 따르면 이재오 특임장관을 비롯해 한나라당 의원들은 참여정부 시절 국회에서 권양숙씨의 비리 의혹을 추궁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이명박 정부가 이른바 ‘이중잣대’를 적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먼저 민주당이 밝힌 청와대 김희정 대변인의 17대 의원시절.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민주당 강기정 의원의 대정부질문과 관련, "국회의원이 아니었다면 감옥에 갈 일"이라고 주장했는데, 민주당에 따르면 김희정 대변인은 2006년 3월29일, “노 대통령 주침실이 132만 짜리 옷걸이 2개 등 총 6개의 옷걸이를 구입하는데 418만원을 사용했다며 ‘국민의 혈세를 아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당시 청와대는 이 옷걸이는 각종 정상회담 등에 사용하는 ‘외빈용’이고, 개인용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쓰는 ‘행거형’”이라고 해명했다.
김희정 대변인은 2006년 9월 4일, ‘참여정부 대통령비서실 국장급 이상 직위별 재직현황’을 근거로 “(참여정부)청와대는 10개월에 한번 꼴로 주요 참모를 교체하는 실험용 인사를 한다.”, “잦은 인사가 참모들의 능력부족 때문인지 아니면 경력 쌓기용 때문인지 청와대가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2010년 8월 청와대는 김희정 대변인, 신재민 문화체육부장관 내정자,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내정자, 김태호 국무총리 내정자 등을 발표하며 “고르고 골라서 좋은 분들 명단만 내놓았다고 밝힌 바 있다.
2006년 10월31일, 한나라당 국회대책회의에서, 장모씨의 행적과 관련, 김영삼.김대중 정부 때 활동한 사람에 대해 “인사검증시스템에 문제가 있는지 아니면 알고도 묵인한 것인지에 대한 대답을 ‘이 정부(참여정부)’가 답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2006년 11월 15일, 참여정부 출범 후 사직한 비서관 105명 중 20명에 대해 청와대가 사표처리를 미루는 방식으로 재취업 전까지 월급을 챙겨주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청와대는 “퇴직 예정자의 경우, 철저한 인수인계를 위해 후임자가 정상업무 추진을 할 수 있을 때까지 상당 기간 합동근무를 원칙으로 한다”며 “비서실 직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007년 6월 27일, 자료를 통해 직원들에게 보낸 생일케익을 두고 “대통령비서실 직원 생일케익은 황금케익이냐”고 주장하는가 하면, 비서실 직원들의 휴대전화 구입에 대해서는 “대통령 비서실이 세종로 휴대전화 대리점이냐”며 지적했다.
그러나 당시 청와대는 742명 직원과 해당직원의 배우자, 부모(결혼한 직원을 고려해) 2명에게 2만2천원 상당의 케익을 보냈을 뿐이라고 민주당은 밝혔다.
2007년 11월 21일, 노무현 대통령 재임기간 모두 27차례 55개국 순방에 대해 “대통령을 수행하는 순방단이 과도하게 키워진 면이 있고, 일비 지급이 역대 대통령 가운데 과도하게 나왔던 문제들이 있다. 방문국을 보더라도 정말 국내외 현안과 관련된 곳을 가는 것이냐를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시 청와대는 21세기 한국외교는 과거의 정치 안보 중심에서 벗어나 경제, 에너지, 환경, 과학기술, 문화 등 다양한 의제를 다루면서 아프리카, 중동, 중앙아, 중남미 지역 등 신흥경제대국으로 지평을 확대했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김현 부대변인은 “김희정 대변인의 지적들은, 참여정부 청와대가 충실히 제시한 자료에 비추어 말이 안 되는 억지 논리와 말초적 공격으로 가득하다”면서 “그러나 참여정부 청와대는 초선 의원인 김희정 의원의 청와대에 대한 지적들도 친절하게 설명하는 자세를 잃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2004년 6월 18일 ‘한국일보 <여의도 새 풍경> (7) 겁 없은 초선’ 에서 김희정 의원은 “국회의원 각자는 헌법기관으로서 무게가 같기 때문에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이규의 수석부대변인도 3일 오후 1시40분 국회 정론관에서 ‘한나라당이 대통령 부인을 음해한 사례관련 브리핑’을 통해 지난 정부 10년간 한나라당에서 대통령 부인을 음해한 사례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부대변인은 이 자리에서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국회 사상 대통령 부인을 공격한 것이 초유의 일이라며 민주당을 공격하는 것과 관련하여 이는 사실이 아닌 거짓 브리핑과 발언임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말문을 열고 “아울러 지난 민주정부 10년간 한나라당 의원들이 수없이 대통령 부인을 향해 음해성 공격을 했었던 다음과 같은 사실들을 정리하여 말씀드리며, 향후 보도에 있어 한나라당의 주장이 거짓임을 참작하여 사실 보도를 해주실 것을 기자여러분께 당부 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특히 “그리고 초유의 일이 아닌 사실을 마치 초유의 일처럼 가장한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자신들의 과거 행태를 국민 앞에 읊조리며 사과를 하던 지 아니면 정정발언이라도 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부대변인에 따르면 지난 1999년 6월 18일 한나라당 이신범 의원이 국회본회의 긴급현안질의에서 “고급옷 뇌물 의혹과 관련해 시중에 이른바 ‘이형자 리스트’가 나돌고 있다”며 “최순영 신동아회장 부인 이형자씨가 같은 이화여대 출신인 대통령 부인과 총리부인에게 1억원대의 고가품과 미술품을 선물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터무니없이 주장했다.
또 2003년 6월5일 한나라당 김문수 의원이 국회본회의 정치분야 대정부질의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재산관련 의혹을 제기하면서 “권양숙 여사, 노건평 씨 등 친인척이 부도덕한 특혜성 땅투기를 한 혐의가 있다”며 음해성 공격을 했다.
이어 2007년 10월 23일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이 국회 법사위의 부산고검,지검 국정감사에서 정윤재 전 청와대 비서관의 건설업자 김상진 씨 비호의혹을 거론하며 “세간에는 김상진의 실제 배후가 정윤재가 아니고 청와대 권력의 핵심부에 있는 권양숙 여사라는 소문이 있다”며 권양숙 여사를 배후로 근거 없이 공격했다.
이밖에 같은해 9월 14일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이 한나라당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변양균 전 대통령정책실장이 연루된 신정아 파문을 거론하며 “권양숙 여사께서 변 전 실장 부인에게 위로의 자리를 마련했다고 하는데”라며 입단속용 자리가 아니냐며 권양숙 여수를 배후로 음해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당시 한나라당 대변인인 나경원 의원은 논평을 통해 권양숙 여사가 수사의 가이드라인을 미리 지시하려는 것 아니냐며 우려된다는 비난성 논평을 했던 사실도 있다.
황희 민주당 부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이 ‘강 의원이 의원이 아니면 구속됐을 것’이라고 했는데, 김 대변인 말대로라면, 참여정부 시절 권양숙씨를 무책임하게 매도한 한나라당 이재오, 심재철 의원은 감옥에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