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방송화면 |
극중 목영철(김창완 분) 부장과 오대수(김용희 분) 과장은 직장 내에서 라인하나 없고 존재감 제로인 인물들로 6개월 안에 구조조정 당할 위기의 사람들만 모인 특별기획팀으로 발령나는 설움을 당했다.
기러기 아빠 신세로 살아온 목 부장은 이미 암에 걸려 6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았지만 가족들에게 회사의 산재보상금을 탈 수 있도록 어떻게든 쫓겨나지 않고 버티려고 안간힘을 쓰는 가장의 모습을 보여준다. 자신의 생명 보단 가족의 미래를 위해 자존심이나 아픔 따위는 생각할 겨를도 없는 목부장의 모습은 무능력해보이기보다는 가족들을 위해 쓴맛단맛 가리지 않는 샐러리맨 가장들의 모습을 뭉클하게 전해주고 있다.
김용희가 분한 오대수 과장 역시 빽도 없고 눈에 띄는 능력도 보여주지 못한 채 구조조정의 회오리에 휩싸인 가장의 고군분투기를 리얼하게 보여주는 캐릭터다. 극 초반엔 후배 봉준수의 염장을 지르는 코믹감초 활약으로 웃음을 자아냈던 김용희는 최근 방송에선 해고의 위기에 놓인 중년직장 남성의 고충을 리얼하게 대변하는 인물로 공감을 주고 있다.
특히 6회 방송에선 상사에게 잘 보이기 위해 허름한 사무실에서 팔뚝만한 바퀴벌레를 때려 잡았다고 능청스레 자랑을 늘어놓거나 아무것도 모르는 아내 앞에서 특별기획팀을 최고의 부서라 자랑하면서 자신만만한 척 웃는 그의 비애어린 모습이 그려졌다.
부서를 옮겼냐고 묻는 아내에게 “딱 들으면 느낌이 안 오냐. 특별이라잖냐.”고 웃으며 “특별기획팀 과장은 다른 부서 부장급 정도 된다. 거기 들어 갈려구 박 터졌다. 다른 과장들이 한 턱 내라고 난리”라고 짐짓 호기를 부려댔다. 행복해하는 아내를 보며 웃음 뒤로 몰래 미안함과 서러움 어린 눈물을 삼키는 그의 모습이 가족들을 위해 직장에서 악전고투하는 샐러리맨 가장들의 비애와 애환을 대변했다.
시청자들은 ‘역전의 여왕’이 상사 눈치 보고 언제 잘릴까 가슴을 졸이며 하루하루를 살아야하는 구조조정 위기 속 샐러리맨들의 아픔을 리얼하게 건드리고 있다는 호평을 보내고 있다.
빽없고 힘없는 직장 내 위기의 샐러리맨 가장들이 겪어야하는 슬픈 현실이 씁쓸하게 담겨져 있어 극에 저절로 몰입이 될 수밖에 없다는 평이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 배우 김용희에게 아저씨팬이 부쩍 증가하기도 했다.
코믹함과 리얼함 사이에서 균형을 잃지 않고 샐러리맨들의 애환을 때론 코믹하게, 때론 눈물이 배인 진지한 연기로 빚어내고 있는 김창완과 김용희 두 배우의 앞으로 활약이 더욱 기대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