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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하나은행의 ‘신뢰학’ 강의

전남주 기자 기자  2010.11.03 10: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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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명성을 쌓는 데는 20년이라는 시간이 걸리지만 이를 잃는 데는 5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워렌 버핏이 한 말이다. 시간과 노력을 들여 쌓은 신뢰를 잘못으로 한순간에 날려버릴 수 있다는 얘기를 알아듣기 좋게 한 말이다.

하나은행은 3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에서 임직원 200여명을 대상으로 ‘신뢰’에 대한 강연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경영컨설턴트이자 ‘신뢰의 속도’의 저자 스티븐 M. R. 코비 박사가 연사로 참여했다. 하나은행 임원 및 본점 부장급과 근처 지점장 등이 행사에 참석했다. 고위 임직원의 참석은 그만큼 그의 말 한마디를 새겨듣고 이날 얻은 교훈을 전사차원의 모든 직원에게 공유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코비 박사는 하나금융 임직원들에게 신뢰는 △사회적 덕목을 넘은 경제적 동력 △이 시대에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리더십 역량 △배워서 실천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또한 신뢰가 떨어지면 속도는 줄고 비용은 증가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프로젝트를 수행하는데 상호간의 신뢰가 떨어지면 개인과 개인, 부서와 부서간의 업무 협조는 떨어져 기간은 길어지고 이에 수반되는 비용은 더욱 증가한다는 것이다.

그는 신뢰를 얻고 존경받는 리더들은 상대방을 존중하고 투명하고 책임있는 행동을 하며 먼저 신뢰하고 경청하는 특징을 보인다고 말했다. 리더나 상급관리자가 실천에 옮기면 다른 사람은 영향을 받아 조직 전체로 퍼져나가고 그것(신뢰를 보여준 직원)에 영향을 받은 고객들은 믿음으로 보답한다는 논리다.

이날 오후 출국하는 코비 박사가 내한기간 동안 기업체를 대상으로 한 강의는 하나은행과 LG CNS 두 곳이다. 그 중 금융업을 다루는 하나금융이 그의 강연을 마련했다는 것은 ‘인적자원’만큼 ‘신뢰’를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다.

   
 

최근 우리나라의 금융산업은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 차명계좌 관리, 은행에 유리하게 설계한 상품 등으로 인해 국민들에게 신뢰를 많이 잃은 상태다. 하지만 하나은행이 세계적인 명사를 초청해 아침부터 강연을 개최한 만큼 이날 얻은 교훈이 가장 신뢰받는 금융회사로 나아가기 위한 초석이 되길 바란다. 이 자리에 참석한 임직원만 고개를 끄덕이며 혼자의 것으로 체득한다면 ‘일회성 교육’으로 전락할 것이다.

전남주 기자 / 프라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