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1990년대 중후반, 국내에서 41만여대가 판매되며 소형차시장을 지배하던 ‘엑센트’가 11년 만에 출시됐다. 그간 소비자들이 ‘살만한 소형차가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소형차 출시를 등한시한 측면이 있다.
준중형급 모델들이 ‘엔트리 카(Entry Car)’로 자리매김한 지금, 현대차는 엑센트를 앞세워 소형차 시대의 부활을 선언했다. 이는 준중형 차량들과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내포한 것. 현대차는 내년부터 국내를 비롯해 러시아, 중국, 인도 등 전 세계시장에서 연간 50만대 엑센트 판매계획을 밝힌 바 있다. 쏘나타, 아반떼에 이어 현대차의 새로운 전가보도가 될 엑센트를 만나봤다.
▲ 사진= 쏘나타, 아반떼에 이어 현대차 페밀리룩 디자인의 완성형을 보여주는 모델 |
◆닮은 꼴 삼형제 중 막내
지난 2일 신차설명회 장소에서 처음 접한 엑센트는 너무나도 익숙한 모습이었다. 아반떼와 투싼ix에 적용된 육각형의 ‘헥사고날 그릴(Hexagonal Grille)’을 비롯해 최근 출시된 쏘나타, 아반떼와 흡사한 측면디자인 등은 현대차의 디자인 조형미학인 ‘플루이딕 스컬프쳐(Fluidic Sculpture)’가 확고히 자리 잡은 모습이다.
‘베르나’보다 70mm 길어진 휠베이스를 통해 엑센트는 보다 안정감 있는 형태와 넉넉한 실내공간을 확보했다.
내부 인테리어에서는 ‘클로스 루킹(Cloth Looking)’ 소재의 필라트림으로 시각적인 측면은 물론 촉감에서도 한층 고급스런 느낌을 연출했다. 특히 곳곳에 적용된 하이그로시 재질 등은 내부 완성도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이외에도 기존 소형차에서 접할 수 없었던 인조가죽시트나 슈퍼비전 클러스터, 열선시트 등 편의사양들도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
◆엔트리 카, 그 이상의 가치
시승을 위해 준비된 차량은 1.6 GDi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된 모델. 시트와 각 미러를 조정한 뒤, 가볍게 출발했다.
▲ 사진= 고급스런 운전자석 |
직선구간에서 변속기를 수동모드로 전환해 가속시 160km/h까지 단번에 올라가는 등 GDi엔진 성능을 만끽할 수 있었다. 브레이크도 민첩한 반응을 보이며 뛰어난 제동성능을 과시했고 회전구간에서도 안정감 있는 주행능력을 갖췄다.
주행성능 시험에 몰두하다보니 슈퍼비전 클러스터에 나타난 연비가 상당히 떨어졌다. 액티브 에코시스템 버튼을 누르고 얌전한 운전을 해보니 16.7km/ℓ의 1등급 연비다운 모습을 보였다.
아쉬운 점은 방지턱이나 불규칙한 노면을 지날 때 서스펜션의 충격흡수 능력이 부족한 모습이었다. 노면 상태의 변화를 운전자가 바로 느낄 수 있을 정도.
뛰어난 주행성능과 우수한 연비, 동급최고 안전 및 편의사양 그리고 운전하는 재미까지 갖춘 엑센트는 분명 엔트리 카 그 이상으로 매력적인 차다. 특히 1.6 GDi모델은 준중형급 모델들과도 경쟁해 볼만하다. 다만 문제는 가격. 아직 공개되지 않은 가격은 성능만큼이나 착한 가격을 기대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