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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게 생명…스러져간 재계 2·3세

현대·LG·삼성·롯데 등 재벌그룹의 명암

이철원 기자 기자  2005.11.22 12: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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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삼성 이건희 회장의 셋째딸 윤형씨의 교통사고 사망소식에 삼성은 물론 재계에도 적지않은 충격에 휩싸인 가운데 재계 2·3세들의 안타까운 죽음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재계 1위의 삼성그룹에서 요절은 윤형씨가 큰 아버지인 이창희씨에 두 번째.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의 차남인 창희씨는 새한그룹의 모체인 새한미디어를 창업해 일구며 경영자질을 발휘하다가 58세의 나이에 유명을 달리했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의 장남 선재씨도 지난 90년 11월 미국 보스턴에서 유학도중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 나이가 23세여서 김 전회장의 부인 정희자씨는 넋을 달래기 위해 미술관 이름을 아들의 이름을 붙인 선재미술관으로 짓기도 했다.

현대그룹 창업주인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의 장남인 몽필씨는 동서산업과 인천제철 대표로 있던 지난 82년 4월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국영기업이었던 인천제철을 인수한 뒤 경영정상화에 힘쓰던 82년 4월 울산에서 서울로 돌아오던 중 트레일러를 들이받는 사고를 당했다.

지난 90년 4월에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던 4남 몽우(전 현대알루미늄 회장)씨마저 강남의 한 호텔에서 자살했다.

또 다섯째 아들인 정몽헌 회장은 부친의 유훈을 잇는 대북사업 도중 2003년 여름, 현대그룹 사옥에서 자살, 그룹을 충격에 휩싸이게 했다.

대북사업을 위한 불법 대북송금으로 조사를 받던 중 중압감과 모욕감을 견디지 못했다는게 자살요인으로 꼽혀 검찰을 당혹스럽게 하기도 했다.

정주영 전회장의 다섯째 동생인 신영씨도 요절했다. 정주영 전 회장이 가장 아끼고 자랑했다고 알려진 신영씨는 서울대를 졸업한 뒤 언론사(동아일보)  기자생활을 하다 독일 함부르크대학원 유학을 하던 중이었다.

LG그룹 구본무 회장은 외아들이 지난 90년대 중반 고등학생의 나이에 유명을 달리했다. 구회장은 이 때문에 양자를 들이기도 했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동생 신준호 롯데햄우유 부회장의 장남 동학씨는 지난 여름 태국의 한 호텔에서 추락사했다.

SK그룹의 창업주인 고 최종건 전 회장의 장남 최윤원 SK케미컬 회장은 한창 일할 나이인 50세때인 지난 2000년 미국 시애틀의 한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남부러울 것 없이 자란 재벌그룹의 2, 3세들이 비명에 세상을 떠나는 일이 종종 발생하면서 재계에서는 ‘부와 명예는 살 수 있어도 사람 목숨은 살 수 없다’는 불변의 진리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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