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말 자신이 ‘버스남’의 주인공이라고 당당하게 주장했던 신모씨는 이 같은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기다렸다는 듯이 “사실은 거짓말”이라며 1일 자신의 미니홈피에 캡쳐 사진을 증거로 공개했다.
좀 이상하지 않은가. 버스에서 만난 남성(일명 버스남)을 찾는 한 여성의 구애가 화제가 되고, 얼마 되지 않아 자신을 버스남이라고 밝힌 남성이 ‘거짓’을 실토하고, 누리꾼들은 또 다른 ‘버스남’을 찾고.
흐름상, 인터넷 상에서 버스남의 진위여부를 놓고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기보다, 누리꾼들을 상대로 누군가가 대국민 사기극을 펼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덕분에 누리꾼을 중심으로 서서히 버스남 구애 여성이나 버스남 모두 ‘마케팅용 낚시질’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누리꾼들은 이미 적잖은 희생양이 되고 있다.
한 여성이 “파란색 후드티 남자분! 요즘 너 때문에 잠이 안와!”라는 글을 올리고 이 같은 사실이 언론을 통해 일제히 보도되면서 착하디 착한 누리꾼들은 ‘바쁜 시간을 내’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버스남을 찾고 나섰다. “반드시 찾아야 한다”는 필승의 신념으로.
오래전 읽었던 아름다운 동화 속에서나 볼 수 있었던 순정만화 같은 이야기가 각박한 세상에서 대중을 마비시켰고, 곧바로 너도 나도 버스남 찾기 열풍에 빠져든 것이다.
결국, 만약 버스남이 홍보 마케팅의 일환이라면 누리꾼들은 철저히 희생양으로 전락한 셈이다.
누리꾼들을 솔직히 궁금해한다. 서울역 2000번 버스 맨 뒷자리에 앉아 있던 사람이 누군지, 파란색 후드티를 입고 다녔던 남자가 누군지. 심지어 창문도 열어주고 어깨까지 빌려준 남자라니. 얼마나 로멘틱한가. 거기다가 ‘외모’까지 됐으니 그 여성이 그런 구애글을 남겼겠지 하는 추측들을 다양하게 쏟아내면서.
전반적일 상황을 분석한 누리꾼들은 이구동성으로 “또 낚시질이냐?”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실제 온라인 트위터 등을 통해서는 특정 영화 홍보를 위한 계산된 쇼라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00녀 시리즈에서 드러났듯 진실은 감출 수 없다.
실제 해당 여성의 이메일 주소와 ‘버스남’을 처음 만난 날짜가 같은 10월16일이라는 점 등은 우연치고 이상하다.
대중들은 이구동성으로 영화나 상품 등 특정 업체의 마케팅이라는 데 주저함이 없다. 버스남을 기다리는 그 여자마저 홍보녀였다면, 누리꾼들이 받는 충격파는 또 얼마나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