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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성셀틱 복합문화공간, 취지는 어디 가고…

이철현 기자 기자  2010.11.01 11: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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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대성셀틱 에너시스의 소규모 복합문화 공간 전시관이 단순한 회사 제품 홍보관으로 전락하고 있다. 복합문화 공간이라는 당초 취지가 무색해 보인다.

지난 10월26일 서울 인사동길에 위치한 대성 ‘엎:드림(Up Dream)’ 전시관. 내부에는 안내데스크를 지키고 있는 사람만이 있을 뿐 찾아오는 사람들은 보이질 않았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인사동길에 화려한 외관만을 보이며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 전시관은 지난 5월3일 인사동 방문객들에게 휴식 및 문화공간을 제공하고 대성셀틱의 기술력을 널리 알리자는 취지에서 개관,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다. 작은 공간에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계산이다.

시작은 거창했다. 대성셀틱은 당시 이 같은 복합 문화공간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소규모 공간에 전시실, 쉼터, 이벤트 공간 등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일종의 사회환원 차원이다. 하지만 내부는 사실상 홍보관 수준이다. 실망스러울 정도로 문화공간이라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26.5㎡(8평)의 작은 공간에 쉼터와 이벤트 공간은 없었다. 대성셀틱 보일러를 구경할 수 있는 홍보공간과 전시공간이 전부다.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공간은 너무 협소해 여러 사람들이 들어가서 관람할 수가 없다. 조그만 공간에 한쪽에서는 보일러 홍보를, 다른 한쪽에서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것.

안내데스크 역시 홍보관이라고 밝혔다. 홍보관 옆에 조금 공간이 남아서 전시회장 비슷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한 전통공예모임의 작품 16점이 전시되고 있었다. 하지만 바로 옆 대성셀틱 보일러가 더 크게 보여 빛이 바랬다. 찾아오는 사람도 없었다. 마치 물과 기름을 보는 듯했다.

외부 사람들 역시 홍보관으로 보고 있었다. 이곳이 복합문화 공간으로 알고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기존 취지를 잘 살리지 못한 작은 공간의 현 주소다. 이것이 대성셀틱이 기획했던 복합문화 공간인가.

건물 외부는 그야말로 어색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전통 한옥 모습을 보이는 건물 왼쪽 화면은 가수 싸이를 모델로 앞세운 광고가 끊이지 않고 나왔다. 간판도 ‘엎:드림’ 전시관이 아닌 대성셀틱 에너시스다. 여기에 스피커를 장착해 싸이의 챔피언을 개사한 CF음악은 인사동길 분위기를 흐리게 했다. 전시관 관람 분위기와도 역시 맞지 않았다.

그 화면에 국악 등 다양한 배경음악에 전시회에 참여하고 있는 아마추어 작가들을 소개하는 장으로 꾸몄으면 어땠을까. 심지어 외부에는 무슨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지를 알리는 포스터조차 없었다.

철저하게 홍보관으로 꾸며진 외부 디자인과 어색한 내부 공간을 마련했으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닿길 바라고 있는 것인가.

진정한 소규모 복합문화 공간을 만들고자 했음에도 이 정도밖에 못 만든 것이라면 이 회사의 실력과 감각과 정성이 의심스럽고, 원래 취지에 닿지 못한 수준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면 지금이라도 제대로 고치던가, 아니면 차라리 문을 닫는 게 낫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