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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고속, 향군에 보훈성금 내느라 적자난"

이영순의원, 몇억 손실에도 매년 40억 이상 지급

김훈기 기자 기자  2006.09.27 15:3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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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재향군인회가 100%지분을 갖고 있는 중앙고속이 재향군인회의 젖줄 노릇을 하느라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7일 민주노동당 이영순의원이 최근 입수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중앙고속은 매년 평균 10억 정도 손실을 입고 있는데도 2000년부터 2005년까지 6년간 보훈성금을 278억원이나 지출(표 참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2000년에는 손실금액이 17억3400만원이었지만, 보훈성금은 47억원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2001년에는 손실액이 22억1300만원임에도 보훈성금은 46억원을 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대통령선거가 있었던 2002년의 경우 다른 해에 비해 두배 가까이 되는 72억의 보훈기금을 낸 점이다. 그해 중앙고속은 1억원 이상의 손실을 기록했다.

결국 과도한 보훈성금 지출이 회사의 경영을 어렵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중앙고속뿐만 아니라 재향군인회 산하 7개의 출자회사와 향군회관 등 6개의 직영업체에서 매년 180억원에서 200억원 가량 보훈기금을 기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 의원은 밝혔다.

향군의 보훈기금 사용을 살펴보면 설립 목적인 회원 복지향상을 위해서  쓰는게 아니라 운영비로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의 경우 운영보조비로 57억2992만5000원과 운영비지원 36억5916만8000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기금 대부분을 각 시·도지회, 시·군·구 지회 운영비로 쓰고 있는 것이다.

일반관리의 경우 총금액은 38억7445만3320원으로 중앙본부 일반직 75명, 단기계약직 4명, 봉사직 15명의 인건비가 23억7526만5000원이고, 나머지가 일반사무실 운영비로 쓰였다. 또 복지활동비 20억1548만원 중 장성 29명, 영관 47명, 위·부사관의 생계보조비 지급에 1억9148만원을 썼고, 나머지를 장학사업·위문행사 회원복지·장례보조로 사용했다.

2004년 예·결산에서 나타났듯 재향군인회의 원래의 목적인 제대군인에 대한 복지사업은 전체 예산의 10%밖에 쓰지 않고 있으며, 그 내용도 일부를 위한 생계비 지원에 그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생계비 조차도 중앙본부 84명의 인건비보다도 적었다.

이영순 의원은 “이미 각 시·도 조직운영과 중앙본부 인건비를 위한 보훈기금은 본래의 목적을 벗어나 조직 부풀리기에만 쓰여진 것을 알 수 있다. 본래의 목적이 아닌 타 용도로 쓰여 지고 있는 재향군인회의 보훈기금은 수많은 노동자들의 저임금에서 만들어 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중앙고속이 재향군인회에 높은 이자를 지급하면서까지 자금을 빌려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는데, 이의원은 “중앙고속이 재향군인회로부터 장·단기 자금을 빌려서 은행이자보다 높은 이자율을 재향군인회에 지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앙고속의 재무재표에 따르면, 연초 운영자금으로 몇 억씩 장기차입금으로 빌려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에는 3억6800만원, 2001년에 12억6300만원, 2002년 10억9300만원, 2003년에 2억2500만원이었다. 운영자금의 경우 이자율은 시중은행이 7.2%에서 7.5%를 받는데 반해 재향군인회는 7.5%에서 9%를 받고 있었다.

또한 재향군인회가 경영난에 허덕이는 (주)충주호관광선에 중앙고속이 무리한 지원을 하도록 종용한 것도 드러났다.

충주호관광의 부채는 95억원에, 자본은 -64억, 자본비율 -211.8%로 경영의 한계를 드러낸 곳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재향군인회가 이를 살리기 위해 중앙고속으로 하여금 자금을 투입하도록 한 것이다.

중앙고속이 갖고 있는 (주)충주호 관광선 채권은 현재 20억8703만5382원이고, 2003년까지 운영자금 대출 보증으로 2억4050만원이 있었다.

이러한 부실로 인해 재향군인회가 중앙고속에 2004·2005년에 10억원의 담보 및 보증을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이영순 의원은 “재향군인회가 정부의 보훈기금, 국고보조금으로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다 부실기업이 된 중앙고속에 지급보증을 하는 등 운영의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앙고속(주)는 재향군인회가 100% 지분을 가진 기업으로 주식은 153만5000주다. 현 민병선 사장은 전 육군 소장으로 예편했다.

중앙고속은 1970년 12월21일 박정희 전대통령에게 보고된 보고서에 따르면, 재향군인회가 고속운수회사를 설립하기 위해 대통령에게 불입자본금 2천만원을 70년 12월중 하사해줄 것을 앙망했고, 효과적인 지원을 위해 상무재단을 지정기부금단체로 승인토록 건의해 이듬해인 3월9일 설립된 곳이다.

또한 재향군인회소속 향우산업의 경우 박대통령이 1억원의 자본금을 줘 설립된 곳으로 객차청소용역사업을 전담하도록 특혜를 준 곳이다.

이영순 의원은 “‘대한민국재향군인회법 폐지법률안’은 재정운영의 불투명성과 국가기관과의 수의계약 등을 합법화시켜주는 비상식적인 법안을 폐지하자는 것”이라며, “재향군인회가 진정 750만 제대군인들의 조직이라면 정부의 특혜 법안으로 운영하지 말고 회원들의 회비로 운영되는 새로운 조직으로 태어나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