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 22일부터 사흘간 영암에서 개최된 세계 최고의 자동차경주대회 ‘F1 그랑프리’가 16만3000여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성황리에 마무리 됐다. 하지만 대회 준비와 운영 면에서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으로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다.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로 불리는 이 대회는 대한민국 전라남도를 전 세계에 알리는 기회를 선물했지만, 국비 예산이 제때 지원되지 않아 각종 시설과 대회운영 미숙, 교통․숙박 인프라 부족 등으로 혼잡한 상황이 연출됐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살짝 각도를 달리해 생각한다면 세계 최고의 자동차경주대회의 떠나는 뒷모습이 그리 씁쓸하지만도 않다. 세계 최고의 대회가 개최되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소중한 교훈을 남기고 내년 대회를 기약했기 때문이다.
F1 그랑프리는 당장 여수세계박람회에 간접적으로나마 일침을 가했다. 일정에 쫓기고 있는 여수세계박람회에 철저한 준비의 필요성을 일깨웠다.
여수세계박람회는 핵심 도로망에 대한 예산이 삭감되고 환승주차장은 아직 위치도 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대로라면 박람회 운영에 있어 혼선은 당연지사, 관람객의 혼잡은 불 보듯 뻔하다.
혼잡이 극에 달했던 ‘F1 그랑프리’ 결승전 방문객이 8만명이었던 것을 감안한다면 하루 9만명 이상의 방문객이 석 달간 오간다고 예상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은 끔찍하기까지 하다. 여수세계박람회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절실히 요구되는 대목이다.
그리고 뜬금없는 얘기로 들리겠지만 세계 최고의 자동차경주대회는 또 세계 최고의 IT인프라가 구축돼 있는 우리나라 이동통신 산업에 제대로 된 본보기를 선물하기도 했다.
대회 운영 미숙으로 ‘F1 그랑프리’가 혼란스러웠다는 점은 ‘모바일 트래픽’에 비유하기에 너무나도 적절한 상황이다. 관람객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관람객을 데이터량에 비유했을 때 미숙한 운영은 관람객들이 우왕좌왕 하는 즉, ‘트래픽’을 발생시킨 원인이다.
‘모바일 트래픽’ 대응력이 이동통신사의 경쟁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자명한 상황에서 이번 ‘F1 그랑프리’는 이통사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 것이나 다름없다.
현재 ‘모바일 트래픽’에 대해 저마다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향후 트래픽 증가량과 그에 따른 대응력 구축 규모가 정확한 수치로 파악되지 않는 상황도 이통사들의 사전 준비를 더욱 강력히 요구할 수 있게 한다.
다행인 것은 스마트폰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모바일 트래픽’이 위험한 수준까지 오지 않았다는 것과 국내 이통3사 또한 저마다의 전략으로 대응력을 높여나가는 등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한 가지 더, 사족을 붙이자면 위의 사례는 공통적으로 투자비용 규모와 적절한 투자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다. 사전준비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업계에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