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우리나라의 주택문화의 첫 시작은 6·25전쟁의 발발로 인해 폐허가 된 시점에서부터다. 당시 전쟁으로 인해 대부분의 주택이 파괴되고 월남민 등 대거 이동하는 인구로 인해 주택난에 봉착한 것이다. 더욱이 우리나라가 지배받고 있었던 일제강점기 35년 동안에는 나라에서 이렇다 할 주택공급은 물론 건설 산업에 대한 정책 역시 없는 상황이었다.
1960년대부터 시작된 서울 인구의 급격한 증가(1960년 240만→1970년 550만명)로 인해 경제개발계획이 처음 수립된 것은 지난 1962년. 이때부터 제1차 경제개발5개년계획이 시행되면서 6·25전쟁으로 폐허가 된 산하에서 재건의 역사가 시작됐다. 이때 대한주택공사가 설립됐다.
당시 연도별 지역별 주택현황을 보면 1960년 우리나라 주택보급률은 84.2%로 농촌의 경우 90.5%에 이르렀지만 주택부족량이 67만4166호에 불과해 당시에도 도시의 주택난이 심각했다.
1962년부터 시행된 제1차 경제개발5개년 계획 당시에는 주택정책 또한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대한주택건설협회 자료에 따르면 제1차 경제개발5개년 기간 중 주택건설계획 실적은 6만호를 건설할 계획이던 공공부분은 약 3만990가구로 달성률 66.5%, 민간은 41만5000가구 계획에 28만6000가구로 달성률 68.9%를 각각 기록했다.
이후 1972년에는 주택건설촉진법이 재정, 공포되면서 무주택서민들의 주택마련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이 시도됐다. 그러나 1970년대의 주택문제도 60년대와 다를 바가 없었다. 주택은 여전히 모자라는 상황으로 주택정책의 목표 역시 2차 계획 때나 마찬가지로 공급확대로 초점이 맞춰졌다. 급격한 산업화로 서울과 산업도시 지역에는 주택부족이 심각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제1차 국토건설종합 계획의 시행과 더불어 별도의 주택건설 10개년 계획을 수립했다. 72년에 수립된 주택건설 10개년계획은 81년까지 모두 250만호의 주택을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때 특히 주목을 끌었던 것은 1972년 말 무주택 서민에 대한 주택공급을 보다 적극적이고 계획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 됐다는 점이다. 정부가 공영주택법을 폐지하고 주택건설촉진법을 제정한 것이다.
이후 1980년대에는 86아시안게임, 88올림픽 개최 등으로 주택가격 폭등기를 겪었다. 합동재개발과 재건축 사업도 이때 시작됐다. 당시 정부는 주택 200만호 공급계획과 분양가격 원가 연동제를 실시했다. 또한 1989년 4월 정부는 폭등하는 집값을 안정시키고 주택난을 해소하기 위해 서울 근교 5개의 1기 신도시 건설계획을 발표했다.
1992년 말 입주를 완료해 총 117만명이 거주하는 29만2000가구의 대단위 주거타운으로 탄생한 1기 신도시는 지난 1985년 69.8%까지 떨어졌던 주택보급률이 1991년에는 74.2%로 증가한 것으로 기록됐다.
정부의 1기 신도시 건설로 주택가격은 안정화됐지만 1990년도에는 금융위기를 겪었다. 이로 인해 사회 양극화 현상이 일어났고 정부는 경기부양을 위한 각종 규제개혁을 완화했다. 주택시장 역시 금융위기로 위축된 심리 등을 부동산 활성화 대책 등으로 각종 규제를 완화하기 시작했다. 주택시장은 2000년대에 들어 유비쿼터스, 자연친화, 커뮤니티, 재생에너지 개념 등을 도입했다. 판교, 동탄, 김포, 파주, 수원 등 수도권 2기 신도시 건설계획이 발표됐으며 2007년에는 분양가 자율화로 급상승한 분양가를 억제하기 위해 분양가 상한제가 부활됐다.
◆고객 중심 아파트의 등장
이같이 주변 환경, 정부정책에 따라 바뀌는 주거문화는 IMF가 발발한 지난 1997년 말부터 새로운 환경이 요구하는 경쟁 규칙에 따라 변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경영 철학, 경영 목표, 사업 구조, 재무구조 등 모든 조직 및 운영 시스템 등이 전환시점을 맞게 된 것이다. 이 가운데 주거형태는 기존 생산자 위주의 아파트를 짓는 것에서 실수요자 즉, 고객 마인드를 중심으로 건설하는 아파트들이 들어서게 된다.
최근 들어 아파트에 홈 네트워크시설은 이미 기본적인 요소 중 하나로 유비쿼터스 등 첨단 IT기술을 접목해 삶의 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설계 특화된 주택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주택 수명을 종전보다 50년 이상 늘리고 냉난방 에너지 50%이상 절감하는 주택도 곧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우리나라는 현재 고령화 사회의 문 앞에 와 있는 동시에 1·2인가구 증가, 저출산 현상 등으로 주거형태가 바뀌어 가고 있다. 과거의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아파트도 대형에서 중소형으로 주거문화 흐름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또한 소가족화 및 고학력화 사회로의 진전과 주5일제 근무의 확산 등으로 인한 웰빙, 여가생활에 대한 욕구등도 다양하고 세분화된 주거문화의 성장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