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길을 가다보면 유독 빨간 패스트푸드점 간판이 눈에 띈다. 한 블록 안에서도 패스트푸드점을 찾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롯데리아, 맥도날드, KFC, 버거킹 등 대표적인 패스트푸드점 간판은 빨간색을 띄고 있다. 소비자들의 건강에 경고라도 하는 것일까? 식욕을 돋워주는 빨강을 이용한 컬러 마케팅 일환으로 볼 수 있지만 한편으론 우리 건강에 적신호를 켜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생활습관과 식생활의 서구화로 패스트푸드, 특히 햄버거와 건강에 대해서 많은 우려가 제기돼 왔다. 햄버거는 고열량·저열량의 대명사로 비만,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당뇨, 나트륨 과다 섭취 등과 연관성이 있다고 알려졌다.
특히 신선한 과일과 채소 섭취가 필수적인 성장기 어린이들에게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 과다 섭취는 영양 불균형을 야기하는 주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실제 지난 2월 식약청의 ‘어린이 식생활환경 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1회 이상 패스트푸드를 섭취하는 어린이는 69.8%에 이른다. 그러나 매일 2회 이상 신선식품인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는 경우는 17.8%, 23.7%에 그쳤다.
물론 과일과 채소 섭취는 아이들에게만 그치는 문제가 아니다. 성인들도 바쁜 일상생활로 인해 패스트푸드 섭취가 다반사지만 과일, 채소 구경을 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현재 국내에는 햄버거 판매 패스트푸드점(롯데리아, 맥도날드, KFC, 버거킹) 약 1200여개가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대표적인 패스트푸드점 4곳 중 콘샐러드를 제외한 샐러드를 판매 중인 업체는 롯데리아 단 한 곳뿐이다. KFC는 한 때 치킨샐러드를 판매하기도 했으나 기본 메뉴에 집중하기 위해 판매를 중단했다.
맥도날드의 경우는 국내와 해외 매장이 좀 다르다. 해외 매장에서는 샐러드 메뉴를 판매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지난 2004년 출시 이후 소비자들이 찾지 않는다는 이유로 판매를 중단했다.
맥도날드는 지난 1996년 국민 영양 측면을 고려한다는 이유로 감자튀김 기름을 유채씨유로 교체한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9년부터 교체됐다.
국민의 영양, 건강을 고려해 대대적으로 튀김 기름까지 바꾼 맥도날드가 샐러드 메뉴를 뺀 것은 조금 아이러니하다. 소비자들의 피자 매장 방문 여부에 샐러드바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을 봤을 때, 소비자들이 많이 찾지 않아 판매하지 않는다는 맥도날드의 입장은 변명처럼 들린다.
오는 2011년 1월부터는 ‘어린이 식생활 안전관리 특별법’이 시행됨에 따라 햄버거 등에 건강에 좋지 않다는 뜻의 ‘빨간 신호등’ 표시 방안이 추진될 예정이다.
또 패스트푸드 업계 전체가 트랜스지방, 나트륨 등 큰 이슈가 된 문제 성분을 급한 불끄기 식으로 제거하기 보다는 소비자가 더 좋은 영양 섭취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소비자들의 건강에 ‘푸른 신호등’을 켰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