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게임업계 1위 기업 ‘넥슨’이 배탈로 고생”이란 말이 관련 업계에서 회자되고 있다. 넥슨은 지난 5월 온라인 총 게임 ‘서든어택’ 개발 기업인 ‘게임하이’를 인수했지만 인수 후 게임하이 전 대표의 배임횡령 혐의가 밝혀졌기 때문이다. 게임하이는 현재 코스닥 상장폐지 실질심사 중이며, 당장 게임하이 주주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최대주주인 넥슨도 일정 부분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사세확장을 통해 일본시장 내 상장까지 준비해온 넥슨. 게임하이가 약이 될지 아니면 독이 될지 업계가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를 두고 관련업계는 넥슨이 일본시장 내 상장까지 준비하는 등 사세확장을 통한 글로벌 역량에 주력하려던 움직임에 제동이 걸렸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당장 피해가 우려되는 부분은 코스닥 상장사인 게임하이 주주들이다. 넥슨도 게임하이의 최대주주로써 손해가 뒤따를 수 있다.
◆글로벌 역량 제동 걸리나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게임하이에 대해 김건일 전 최대주주 겸 대표이사의 배임 혐의로 상장폐지 실질심사에 들어간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서든어택’ 개발사인 게임하이 창업자 김 전 대표는 자신이 보유한 게임하이 주식을 담보로 194억원을 빌렸고, 지난 2008년 7월 코스닥 시장에 우회상장 했지만 194억원 중 110억원을 상환, 84억원은 아직 갚지 못한 상태다.
이와 관련, 게임하이도 이날 공시를 통해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여부에 관한 결정일까지 주권매매거래 정지를 실시한다고 알렸다. 게임하이에 따르면 이는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 대비 23.9%에 해당하는 규모다.
앞서, 넥슨은 지난 5월26일 게임하이 지분 29.09%를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으며, 이후 7월 29일 추가 인수를 통해 현재 52.05%로 최대주주에 올랐다. 넥슨이 게임하이 인수에 투자한 자금은 총 1194억원 규모다.
넥슨 측은 김 전 대표의 배임 횡령 혐의 포착 후 바로 금액을 변제해줄 것을 요구했고, 상당부분 변제 됐지만 최근 나머지 금액에 대하 변재의 의지를 보여주지 않고 있어 공시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계산대로라면 김 전 대표가 아직 갚지 못한 84억원은 게임하이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할 부분이다. 이를 두고 게임하이와 넥슨은 연대보증 책임을 두고 각기 다른 주장을 펼치고 있는 중이다.
◆상장폐지 되면 주식은 ‘휴지조각’
이보다 이번 게임하이의 실질적인 문제는 상장폐지가 현실로 나타나는 데 있다. 주주들의 보유 주식이 휴지조각으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된다면 최대주주인 넥슨 또한 막대한 금전적인 손해는 당연지사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게임하이의 상장폐지가 현실화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상장폐지 사항은 규정에 정해져 있지만 배임은 이러한 규정에 포함되지 않으며 실질심사라는 조금 더 포괄적인 개념에 속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게임하이가 상장폐지 된다면 주주들만 엄청난 손해를 입게 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 상장폐지를 막는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일까. 넥슨의 이번 게임하이 인수에 또 다른 해석도 가능하다. 넥슨이 게임하이 김 전 대표의 채무관계를 인수 후 알게 된 정황은 설득력이 없다는 것이다. 김 대표가 앞서 지난해 3월 본인 보유주식이 금융기관 주식담보로 잡혀있다는 사실을 미리 공시한 바 있기 때문이다.
결국, 넥슨은 게임하이 인수 시 김 전 대표의 채무관계를 이미 파악했지만 상장폐지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란 판단으로 모든 리스크를 먼저 밝히며 적극적으로 공세, 사세확장에 집중했다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게임하이 매력이 뭐길래
넥슨이 인수한 게임하이는 얼마나 매력적인 매물이었을까? 국내 한 온라인 게임 순위 조사업체에 따르면 게임하이가 개발한 ‘서든어택’은 현재 전체 시장에서 12.7%의 시장 점유율로 전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역량 강화 전략의 넥슨으로서는 게임하이가 매력적일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으로 이어진다.
업계 관계자는 “서든어택의 이후 경쟁력은 점차 소강될 수 있지만 넥슨의 게임하이 인수는 게임하이가 보유한 ‘서든어택2’에 대한 해외 퍼블리싱이 핵심일 것이다”고 말했다.
넥슨의 게임하이 인수가 약이 될지, 아니면 독이 될지 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