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삼성중공업은 지난 10월 초 연간 수주량 80억달러를 기록, 국내 조선업체 중 가장 먼저 수주목표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평균선가보다 20% 높은 연료절감형 컨테이너선 20척 무더기 수주, 유해증기 회수시스템을 장착한 유조선 등 고효율 친환경 선박으로 시장을 공략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조선해운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 삼성중공업의 수주잔량은 888만8000CGT로 767만9000CGT를 기록한 대우조선해양과 761만6000CGT를 기록한 현대중공업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지난 4월 수주잔량 1위에 올랐던 삼성중공업은 현대중공업, 대우조선과의 수주잔량 격차를 120만CGT 이상 벌리며 독주체제를 굳히고 있다.
LNG-FPSO, 드릴십과 같은 고부가치선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도 장점이다. 삼성중공업이 보유한 수주잔량 중 고부가가치선 비중은 80%에 달한다. 특히 LNG-FPSO는 해상에서 천연가스의 생산, 정제, 액화 및 저장 기능을 복합적으로 갖춘 설비이다. 전 세계 2400여 곳에 달하는 매장량 1억톤 이하의 중소규모 해양가스전 뿐만 아니라 대형 가스전에도 투입 가능하도록 개발됐다.
▲ 삼성중공업 노인식 사장. |
드릴십에서도 삼성중공업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2000년 이후 전 세계에서 발주된 드릴십 49척 가운데 삼성중공업이 29척을 수주, 시장점유율 59%로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중 13척을 성공적으로 인도했고 현재 16척의 수주잔량을 보유하고 있다.
유전개발 지역이 대륙붕에서 심해로 옮겨가고 있는 가운데 극지방으로 확대됨에 따라 삼성중공업이 건조하는 드릴십 기술도 이에 맞춰 발전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개발한 극지용 드릴십은 얼음 덩어리들이 많이 떠다니는 북극해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작업할 수 있도록 세계 최초로 내빙 설계가 적용, 선체두께가 무려 4cm에 달한다. 이와 함께 기자재 보온처리를 통해 영하 40℃의 혹한에서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삼성중공업은 올 초 ‘2015년부터 온실가스를 30% 감축한 친환경 선박 건조’를 골자로 하는 녹색경영 선포식을 가졌다. 삼성중공업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대 30% 감축한 친환경 선박 개발, 녹색 사업장 실현과 녹색 네트워크 구축, 에너지 제로(ZERO)주택 출시 등의 3가지 핵심전략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2015년까지 친환경 선박 건조기술 개발에 약 5000억원을 투입하고, 관련 특허 약 1000건을 획득할 계획이다. 세계 조선업계에서 친환경 제품 개발과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 녹색경영을 선포한 것은 삼성중공업이 처음이다.
▲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3도크 야경. |
삼성중공업은 선박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해 연료 소모량을 최소화하는 최적선형 설계, 폐열회수장치, 저온연소 등 에너지효율 향상을 위한 각종 신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특히 대학 및 민간 연구기관과 공동으로 LNG 및 수소연료전지, 초전도 전기추진 모터 및 케이블, CO₂포집 기술 등을 개발해 세계최고의 친환경 선박을 건조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삼성중공업의 녹색경영은 국내 조선업계 최초의 탄소경영 특별상 수상이라는 성과로 나타났다. 21일 KT사옥에서 열린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2010 한국보고서 발간 및 기후변화대응 우수기업 시상식’에서 탄소경영 특별상 수상과 함께 국내 산업재 부문 리더 기업으로 선정됐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처음으로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에 참가한 41개 기업 중 높은 점수를 받은 2개 기업에 선정돼 호남석유화학과 함께 ‘탄소경영 특별상’을 수상, 삼성엔지니어링, 삼성테크윈과 함께 ‘산업재 부문 리더기업’으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