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좋은 말들이 난무하는 시대, 거짓 희망이 몰아치는 시대··· 박노해의 시를 읽고 아프다면 그대는 아직 살아있는 것이다”
우리 시대의 ‘저주 받은 고전’ 《노동의 새벽》(1984)으로 문단을 경악시키고 세상을 뒤흔들었던 박노해. 두 번째 시집 《참된 시작》(1997), 옥중 에세이집 《사람만이 희망이다》(1997)와 《오늘은 다르게》(1999), 시집 《겨울이 꽃핀다》(1999)를 출간한 이후, 그는 지난 10여 년 동안 긴 침묵의 길을 걸어왔다. 그리고 이제 마침내, 박노해가 말을 한다.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에는 21세기 세계화의 바람에 휩쓸리며 숨가쁘게 달려온 인류 삶의 고통과 몸부림과 세계사의 현장이 그의 시마다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저자 박노해 씨는 1957년 전라남도 함평에서 태어나 고흥에서 자라났다. 1984년, 첫 시집 《노동의 새벽》을 출간했다. 군사정부의 금서 조치에도 100만 부 가까이 발간된 이 한 권의 시집은, 한국 사회와 문단을 충격적 감동으로 뒤흔들게 된다. 그때부터 ‘얼굴 없는 시인’으로 불리며 한국민주화운동 시대의 상징적 인물이 됐다. 1989년 분단된 한국 사회에서 절대 금기였던 ‘사회주의’를 천명한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을 결성했다. 1991년 7년 여 수배 생활 끝에 체포돼 24일간의 참혹한 불법 고문 후 사형이 구형되고, 무기징역형에 처해졌다. 1993년 옥중에서 두 번째 시집 《참된 시작》을, 1997년 옥중 에세이집 《사람만이 희망이다》를 출간했다. 이 책은 수십만 부가 읽히면서, 그의 몸은 가둘 수 있지만 그의 사상과 시는 가둘 수 없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1998년 8월 15일, 7년 6개월의 감옥생활 끝에 김대중 대통령의 특별사면조치로 석방됐다. 이후 민주화운동 유공자로 복권됐으나 국가 보상금을 거부했다. 2010년 1월 첫 사진전 <라 광야>展을, 2010년 10월 <나 거기에 그들처럼>展을 열었다. 2010년 10월, 10여 년의 침묵정진 속에서 육필로 새겨온 5천여 편의 시 중에서 300편을 묶은 신작 시집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를 출간했다. 그는 오늘도 국경을 넘어 인류의 고통과 슬픔을 끌어안고 사람들의 가슴 속에 잠든 선함과 용기를 일깨우면서, 21세기 인류의 대안 삶과 근원적 혁명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
가격: 1만8000원
출판사: 느린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