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현재 일반의약품(OTC)의 경우 약국에서 직접 구입이 가능하며, 전문의약품(ETC)의 경우 의사의 처방전을 받아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다.
의약품은 안전사고와 환경오염 방지를 위해 일반 쓰레기와는 다르게 회수·폐기 처리돼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이 이 같은 사실을 모르거나, 알더라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약을 사지도 않을 건데 약 버리러 약국에 가기 민망하다’, ‘그냥 쓰레기통에 버리면 되지’ 하고 넘어가기 십상이다.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s: 유전자재조합식품)나 농약을 뿌린 식재료에는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자신이 쓰레기통, 싱크대로 흘려버린 약들이 식재료들이 자라는 하천, 땅을 오염시킨다는 생각은 왜 하지 못할까?
이 같은 소비자들의 의식 개선을 위해서는 의약품을 생산·판매하는 제약사들이 발 벗고 나서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제약사들이 폐의약품(불용약) 회수·폐기처리에 뒷짐 지고 있는 데는 이유가 있다. 환경부, 보건복지부 등 정부 부처와 국민건강보험공단, 대한약사회 등이 폐의약품 회수·폐기 처리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6년 폐의약품적정관리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 이후 서울시는 2008년 8월 가정내 폐의약품 회수·처리 시범사업을 시행했다. 이 시범사업을 통해 10톤가량의 폐의약품이 수거됐다.
이후 2009년 4월에는 시범사업이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는 이 같은 사업이 존재하는지조차 모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2010년 6월에는 앞서 시범사업을 토대로 환경부, 보건복지부, 대한약사회 등 6개 기관 및 단체가 ‘가정내 의약품의 올바른 사용과 폐의약품 회수처리 사업협약’을 체결했다. 제약사들은 이 협약에 참여는 하고 있으나 명목상일 뿐 책임·의무 없이 수수방관하고 있다.
이와 관련 국민건강보험관리공단 관계자는 “제약업체들은 이 협약에 참여하고 있으나 폐의약품 회수와 관련해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의약품정책과 관계자는 “폐의약품 수거와 관련해 한국제약협회 측에 협조를 요청하면, 협회가 제약사들에게 요청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제약협회 또한 제약사들이 자발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폐의약품 회수·폐기 처리는 기관들이 참여해 캠페인을 진행하고 약국, 보건소에서 수거·보관 후 환경부에서 소각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에 제약사들은 폐의약품 회수·폐기와 관련해 책임이 없으므로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A제약사는 “폐의약품 관련 캠페인은 대한약사회와 보건복지부에서 진행하고 있다”며 “회사 자체적으로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있어 기관이 진행하면 홍보에 참여하는 방식이다”고 말했다. B제약사는 “현재 의약품 포장재에 폐의약품 회수 관련 안내문을 삽입하고 있는 제약사는 한 곳도 없다”며 “향후 검토를 통해
국민 건강을 위해 의약품을 생산·판매하는 제약사들이 의약품 홍보와 판매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좀 더 먼 미래를 내다보고 국민건강, 나아가 환경을 위해 자발적으로 폐의약품 회수·폐기 처리에 앞장서길 기대한다.
어질러놓은 건 어지른 당사자가 치우는 게 예의다. 약 찌꺼기 치우는 일은, 약 팔아서 돈 번 기업들이 먼저 나서서 하는 게 이치상 맞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