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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향한 현대건설 미래는 어디로

[기획연재] ‘현대건설 인수전’ 막전 해부 - ②

박지영 기자 기자  2010.10.20 11:5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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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현대건설 인수를 앞두고 현대·기아자동차그룹과 현대그룹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자금력’과 현대그룹의 ‘명분’이 맞붙은 형국이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 가운데 양사의 ‘비밀병기’를 미리 엿봤다.


‘국부유출 논란’ ‘감성적 홍보 찬반여론’ 등 앞으로 현대그룹이 넘어야 할 산은 한 두 개가 아니다. 여기에 현대건설 인수를 반대하는 내부직원 단속도 해야 한다. 지난 12일 현대증권 직원 수백명은 서울 연지동 현대그룹 본사 앞에서 현대건설 인수반대 촛불시위를 갖기도 했다. 

◆“자금·시너지 문제없다”

   
▲현대건설 인수를 앞두고 현대자동차그룹과 현대그룹 간 치열한 신경전을 치르고 있다. 사진은 현대가 상징인 머릿돌.
그렇다고 현대그룹에 승산이 아주 없는 것만 아니다. 우선 자금조달 능력부재 논란에서 자유롭다는 입장이다. 전략적 투자자인 ‘M+W그룹’이 보유한 자금이면 충분하다는 것. 게다가 지난 3분기 현대상선 영업이익도 정점을 찍었다는 게 현대그룹 측 설명이다.

실제 현대그룹이 전략적 투자자로 손잡은 독일 하이테크 엔지니어링업체 M+W그룹은 오스트리아 대기업 스툼프그룹이 모회사인 곳으로 예상보다 자금력이 탄탄하다.

현대그룹 주력사인 현대상선도 흑자전환하며 현대건설 인수에 힘을 실었다. 현대상선의 올 3?4분기 실적은 매출 2조2202억원, 영업익 2976억원으로 창사이래 최대 분기실적을 냈다.

특히 현대건설 인수를 통한 시너지효과도 현대자동차그룹보다 낫다는 평이다. 전략적 투자사인 M+W그룹이 하이테크 엔지니어링과 EPC(설계ㆍ조달ㆍ시공 일괄수행) 등 설비부분에 강점을 지니고 있어 기술적 시너지효과는 물론 현대건설이 유럽을 공략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그룹 측 입장이다.

또한 현재 중단된 상태이지만 30년 동안 대북사업 독점권을 가진 만큼 현대건설 인수가 향후 북한의 사회간접자본(SOC)개발 사업에 플러스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했다.

◆“10년동안 10조 투입”

반면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건설 인수와 관련 벌써부터 자축하는 분위기다. 해외투자자 없이 4조~7조원에 이르는 막강한 현금 동원력을 앞세워 현대그룹을 압도하겠다는 것. 여기에 계열사 간 연계사업을 통한 시너지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현대자동차그룹 입장이다. 

또 인수·합병(M&A) 시장의 키워드가 된 ‘승자의 저주’도 현대그룹을 압박하는 현대자동차그룹 주 메뉴다. 특히 최근에는 현대건설 인수에 대한 ‘10년 청사진’을 발표, 현대그룹의 목을 죘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19일 ‘현대건설 인수 관련 향후 발전 청사진’ 자료를 통해 “2020년까지 현대건설에 10조원을 투자해 연 매출 55조원, 수주액 120조원의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겠다”고 깜짝 발표했다.

현대건설의 지난해 매출액은 9조2786억원, 수주액은 15조6996억원. 10년 안에 매출은 6배, 수주는 거의 8배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또 이날 발표에서 “현재 9만여명인 현대건설 직·간접 고용인력을 2020년 41만명으로 늘려 32만명의 고용을 창출하겠다”고 밝혀 여론의 감성을 자극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