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대기업들은 대내외 경제 상황과 경영 방향에 따라 성장을 거듭하거나, 반대로 몰락의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기업일지라도 변화의 바람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2, 3류 기업으로 주저앉기 십상이다. 기업은 끊임없이 ‘선택’과 ‘집중’을 요구받고 있다. 국내 산업을 이끌고 있는 주요 대기업들의 ‘선택’과 ‘집중’을 조명하는 특별기획 [50대기업 해부] 이번 회에는 호남석유화학을 조명한다. 호남석화의 태동과 성장, 계열사 지분구조와 후계구도 등을 세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첨단 기술의 토착화와 끊임없는 기술개발을 통해 국내 석유화학 산업을 이끌어온 대표적인 종합 석유화학회사로 그 위치를 확고히 한 호남석유화학. 호남석화의 역사는 지난 1970년대 정부의 중화학 산업 육성정책과 함께 한다.
▲ 1976년 호남석유화학이 설립된 여수 석유화학 산업단지 부지(사진=호남석유화학 홈페이지) |
정부의 이 같은 계획은 이후 1976년 여수석유화학 공업단지에 한일합작 투자로 회사를 설립하는 것으로 실현됐는데 이 회사가 바로 호남석화다. 호남석화는 설립 후 정부의 강력한 정책에 힘입어 이곳에서 빠르게 뿌리를 내리며 성장한다.
3년 후인 1979년, 호남석화는 정부 지분 민영화 방침으로 인해 롯데그룹 계열사로 편입된다. 롯데그룹은 1960년대 일본에서 사세를 확장하고 있던 중 1965년 한일수교가 이뤄지자 2년 뒤인 1967년부터 지속적인 투자로 대기업 반열에 오른다. 이후 호남석화를 인수하면서 10대 그룹에 진입하게 된다.
◆롯데, 호남석화 인수 후 10대그룹 진입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은 당시 자본금 3000만원을 들여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삼강을 잇따라 설립하면서 식품기업의 면모를 구축했다. 1970년대에 들어서는 롯데호텔과 롯데쇼핑, 호남석화를 각각 설립 및 인수를 통해 10여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종합식품 기업 이미지를 벗어 던졌다.
▲ 1980년 완공된 호남석유화학 공장 전경(사진=호남석유화학 홈페이지) |
호남석화는 롯데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후 롯데그룹의 화학 사업 부문의 핵심 성장 동력원으로 고밀도폴리에틸렌(HDPE), 폴리프로필렌(PP) 등의 상업생산을 개시한다. 이후 꾸준한 생산설비의 신증설을 통한 수직계열화와 신사업 추진 및 경영 혁신을 통해 사업을 다각화하며 성장을 거듭한다.
설립 이래 세계적인 석유 파동과 외환위기, 고유가 시대 및 글로벌 금융위기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하지만 호남석화는 이 같은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도 탄력적인 대응과 전략적인 경영으로 위기를 기회로 내실을 다진다. 이를 통해 1982년 ‘1억달러 수출탑’ 수상과 함께 지속적인 흑자 경영 실현이라는 쾌거를 일궈내기도 했다.
2000년대 초 현대석유화학 2단지와 케이피케미칼의 인수로 기존 사업부문을 강화했다. 지난해 12월 대산공장에 단일 규모로는 국내 최초이자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에틸렌 연간 생산량 100만톤을 달성, 아시아 톱10 수준의 위용을 과시하며 지금에 이르고 있다.
▲ 호남석유화학 공장 야경을 담은 현재의 모습(사진=호남석유화학 홈페이지) |
◆친환경·자동차 경량화 소재 선두권
호남석화는 현재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친환경 소재를 집중 육성 중에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는 이미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화학생명분야 신기술로 인증된 PP 나노복합재는 가장 대표적이다. 이와 함께 중량 절감 소재로 자동차 부품 수와 무게를 절반으로 줄이는 획기적인 성과를 이뤄내고 있는 등 자동차 소재 경량화 사업부문에서도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 호남석화는 지난해 10월 다우존소 코리아 화학부문 최우수 기업으로 선정, 기업 지속 가능성을 인정받았다.(사진=호남석유화학 제공) |
최근에는 에너지 및 환경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녹색경영에도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녹색 경영 최우수상’, ‘에너지절약 최우수 기업 대통령 표창’ 등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세계적으로 가장 공신력이 있는 지속 가능 경영지수인 ‘다우존스 코리아’ 화학부문 최우수 기업으로 선정, 재무적인 가치와 함께 경제, 환경, 사회적인 책임부문에서도 그 성과를 인정받으며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