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 해 한 농부와 ‘소’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워낭소리>가 뜨거운 입소문으로 예상 외의 흥행 성적을 거둬 한국 영화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임순례 감독의 2010년 신작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 역시 ‘소’가 등장한다는 점 때문에 <워낭소리>의 열기를 이어 다시 한번 ‘소風’(소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영화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의 개봉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관객들이 ‘소’가 등장한다는 이유로 <워낭소리>를 연상하며 <워낭소리 2>가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얼마 전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의 부산국제영화제 기자회견에서도 <워낭소리>와의 비교 질문이 이어 지기도 했다.
그러나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은 김도연 작가의 장편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 소설이 2007년에 출간되었고 <워낭소리>는 2008년에 기획되고 촬영되었기 때문에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이 ‘소’ 이야기로는 먼저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후반 작업이 한창이었던 2007년 겨울, 임순례 감독은 택시를 타고 가다 우연히 라디오에서 신작 소개를 듣게 되었고, 소와 함께 여행하는 옛 연인의 이야기라는 기발한 소재에 끌려 영화화를 결심하게 되었다.
임순례 감독은 ‘많은 사람들이 <워낭소리>를 먼저 본 것이 오히려 우리 영화로서는 행운’이라며 두 영화는 장르도, 교훈도 다르지만 <워낭소리>를 통해 ‘소’가 교감이 가능한 동물이라는 점이 알려져 있기 때문에 관객 입장에서는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을 더욱 즐겁고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냈다.
<워낭소리>는 오랜 시간 함께 살아온 농부와 소의 깊은 우정을 다룬 다큐멘터리이다. 30년 동안 농부의 친구이자 농기구, 자가용으로 묵묵히 그 자리를 지켜 온 소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소가’ 등장한다는 점은 같지만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은 소를 팔기 위해 집을 나선 한 남자가 옛 애인을 만나 함께 여행을 떠나는 내용을 다룬 픽션이다. 따라서 <워낭소리>의 소가 리얼리티라면,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의 소는 캐릭터의 느낌이 강하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영화에서 먹보는 우시장에서 팔릴 위기에 처하자 서럽게 우는 연기, 현수(공효진)의 질문에 꼬리를 흔들면서 대답하기, 트럭에 스스로 타고 내리기, 선호(김영필)가 화를 내도 묵묵히 되새김질 하기 등 다양한 연기를 선보이며 의뭉스러운 소 ‘한수’의 캐릭터를 충실하게 표현한다.
그러나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도 <워낭소리>와 마찬가지로 ‘소’가 단순히 소고기를 제공하는 동물이 아니라 살아 있는 생명체이며, 인간과 교감을 나눌 수 있는 존재라는 점을 알려주고 있어 관객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임순례 감독의 신작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은 홧김에 소 팔러 나온 노총각 시인 선호(김영필), 7년 만에 느닷없이 찾아온 옛 애인 현수(공효진), 의뭉스러운 소 한수(먹보)의 사연 많은 7박 8일 여행을 다룬 영화로 오는 11월 4일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