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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보감]가을, 급격한 운동에 발병 난다

프라임경제 기자  2010.10.15 09:4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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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전업주부인 김씨(50세 여)는 오랜만에 친구들과 간 단풍놀이에 한껏 들떴다. 단풍에 매혹돼 힘든지도 모르고 하루 종일 등산을 한 후 집에 돌아왔는데, 발뒤꿈치가 후끈거렸다. 살펴보니 뒤꿈치 부근이 붉고 부어있었으며 통증이 느껴졌다. 뜨거운 물로 목욕을 하고 나니 통증이 가라앉아 ‘별거 아니겠지’ 하고 넘겼는데, 이후 버스를 타기 위해 뛰거나 높은 계단에서 내려오는 등 뒤꿈치에 충격이 가면 통증이 찾아오곤 했다. 점차 약한 충격에도 쉽게 통증이 느껴지고, 나중에는 발을 디딜 때마다 고통스러워 보행이 힘겨워진 김씨는 병원에서 아킬레스건염 진단을 받았다.

급격한 운동을 했을 때 발병할 수 있는 대표적인 발질환으로 아킬레스건염이 있다. 아킬레스건은 그리스 신화에서 불사신인 아킬레스가 몸에서 유일하게 상처를 입을 수 있는 곳이 발뒤꿈치였다는 데서 유래, 지금은 약점이라는 뜻으로도 쓰이고 있다.
치명적인 급소나 약점이라는 뜻과는 달리 실제 아킬레스건은 인체에서 가장 굵은 건이다. 장딴지근육을 발꿈치에 연결하며, 체중의 10배 정도의 힘을 반복적으로 견딜 수 있을 정도로 단단하다. 그러나 생활습관의 변화로 움직임이 적고 앉아있는 시간이 많아짐에 따라 아킬레스건에 탄성이 줄어들었다. 근육이 지탱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지면서 쉽게 손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아킬래스건염은 주로 도약 동작이 많고 발끝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 운동을 할 때, 장시간 달리기를 할 경우에 발병한다. 염증이 심해지면 발뒤꿈치의 혈액순환을 방해해 세포가 죽고, 죽은 세포가 순환되지 않고 힘줄에 박혀 있다가 아킬레스건이 파열될 수도 있다.
아킬레스건염이 발생하면 동통과 강직을 느낀다. 초기에는 아킬레스건 부위가 붉어지거나 열이 나면서 붓고, 운동 전후 종아리 뒤쪽에 통증이 오기도 한다.
아킬레스건염에 걸렸을 경우 당분간 운동을 멈추고 얼음 찜질로 안정을 취할 것을 권한다. 증상이 완화되면 온열요법으로 혈액순환을 시켜주면 좋다. 걷기 어려울 정도라면 발뒤꿈치를 감싸 주는 보조기나 석고 고정 등으로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 통증 부위에 체외충격파 시술을 2~3회 받으면 80%정도 증상 완화 효과를 보인다. 심하지 않은 경우라면 무리하지 않고 휴식을 취하면 1~2주 후에 회복되지만, 습관적으로 재발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다면 아킬레스건 일부를 잘라 주는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


아킬레스건염은 매일 운동을 하는 운동선수보다는 가끔 운동을 즐기는 일반인들에게 더 흔하게 발생한다. 따라서 매일 적당한 운동을 하고 운동 전후 준비운동과 마무리운동을 해주는 게 아킬레스건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
쿠션이 적당하지 않은 신발은 아킬레스건염뿐만 아니라 발 전체에 손상을 준다. 특히 단단한 지면을 달릴 때는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아킬레스건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발 앞부분보다 뒤꿈치가 12~13mm 정도 높고 발등 부위가 유연한 신발을 고르는 것이 요령이다. 신발 뒤꿈치 부위가 아킬레스건을 압박하는 경우에는 패드를 대어 자극을 줄여준다.
더불어 평상시 바르게 선 자세에서 발을 손으로 잡고 충분히 돌리는 것도 부상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운동 중에는 갑작스럽게 움직이거나 멈추는 동작을 피하며, 운동 후 얼음마사지도 도움이 된다. 특히 아킬레스건에 탄성이 떨어지는 중장년층의 경우 손상이 더 쉽게 올 수 있기 때문에 운동을 할 때 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스트레칭을 하는 등 더욱 주의를 요한다.
발에 통증을 느끼더라도 심하지 않으면 대다수 사람이 방치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치료가 없을 경우 재발하거나 악화될 수 있으니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글: 강서힘찬병원 박일석 과장(정형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