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금융업계는 원·달러 환율 하락 추세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을 대부분 내놓으면서도 하락 속도는 점차 완만해질 것이라 덧붙이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이미 코스피 평균치를 상회하고 있는 내수업종을 새롭게 편입하는 것 보다는 저평가 구간에 있는 기존 주도주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한다.
최근 수출업종 주가추이가 지지부진한 까닭은 두말할 것도 없이 원·달러 환율 급락세로 수출 비중이 큰 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이 악화돼 경영난에 직면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 대표적으로 현대·기아차는 원달러 환율이 10원 하락할 때마다 매출이 2000억원 가량 줄어든다. 가령, 마지노선으로 정해 놓은 1100원을 이탈해 내려갈 경우 영업이익은 크게 줄어들어 적잖은 피해가 예상된다. 이에 투자자들은 환율 급락의 틈새시장을 공략해 원화강세 수혜주 옥석가리기에 본격적으로 발 벗고 나선 모습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환율 하락의 속도는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IT와 자동차주를 강력하게 추천했다. 환율 급락으로 저평가된 지금이 바로 매수 적기라는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내수업종이 실적호조세에 힘입어 상승세를 펼칠 전망이지만 4분기부터는 또다시 기존의 주도주(IT, 자동차)가 고개를 들어 시장을 이끌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키움증권 안상원 연구원은 "환율 하락세는 쉽게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하락 속도가 점차 떨어져 올해 말까지 1080원을 이탈하지는 않을 것이다"고 전망하면서 "과거 추세를 봤을때 환율이 1100원대로 내려가게 되면 외국인의 매수강도 또한 약해져 환율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박스권장세가 펼쳐졌다"고 말했다.
이어 "지수는 다음달 조정을 거쳐 12월부터 재상승세가 예상되고 그동안 실적과 환율약세 등으로 지지부진했던 IT업종의 상승이 두드러질 것이다"면서 삼성전자, 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을 유망종목으로 제시했다.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 오재연 이사는 "원·달러 환율이 아직 하락추세에 있지만 원재료 가격 등을 감안하면 자동차 및 정유업종은 충분히 가격메리트가 크다"면서 "환율은 1100원 밑으로 떨어지진 않을 것 같다"고 예측했다. 유망종목으로는 현대차, 만도, GS, S-oil, LG화학 등을 꼽았다.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이상원 팀장은 환율 하한선을 1080원으로 잡으며 "지난 2006~2007년 환율 추이를 보면 평균 환율이 각각 950원, 930원이었지만 수출업종에 타격은 없었다"며 "현재 환율은 1110원대 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아직 걱정할 시점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