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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분양 논란, ‘두산 위브 포세이돈’ 법정 간다

19일 최종 협상 결렬, 내달 17일 1차 심리

김훈기 기자 기자  2006.09.22 09: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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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 11일 80여명의 계약자들이 두산산업개발 서울 본사에서 계약 무효를 주장하며 농성을 벌여 불거졌던 부산 동구 범일동 ‘두산 위브 포세이돈∥’ 사기분양 논란(본지 9월11일 단독 보도)이 19일 최종 협상 결렬로 결국 법정에 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계약자들에 따르면 19일 협상에서 두산 관계자가 “재판이 10월17일 열리고, 형사 조사도 받고 있는 만큼 그때까지는 어떤 대답도 해 줄 수 없다”고 밝혀 1시간 여 만에 돌아섰다고  한다.

계약자들은 11일 항의방문에서 ‘두산 위브 포세이돈∥’ 분양이 명백한 사기분양이라며 ‘계약 무효, 계약금 환수, (은행)대출금 두산 승계, 손해배상 1인당 300만원’을 요구했고, 두산산업개발은 계약자들과 두 차례 협의 끝에 19일 부산에서 재논의를 하기로 했었다.

   
지난 5월10일 부산 현장 시위 장면
그러나 19일 협상에 참여했던 계약자들은 회사 대표로 참석한 두산산업개발 부산지사장이 “이제부터 지루한 싸움이 시작될 것이다”라며 협상에 나설 뜻이 전혀 없음을 명확히 드러냈다고 입을 모은다.

협상에 참여했던 계약자 A씨는 “(두산산업개발이) 다 알고 있으면서 시간을 끌고 있는 것이다. 11일 항의방문에서 19일 날 부산에서 다시 논의하자고 한 것은 당시 상황을 피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 결국 우리들의 진을 빼겠다는 것인데, 끝까지 싸울 것이다. 지금으로선 속았다는 느낌 밖에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와 관련해 협상에 참여했던 두산산업개발 분양 담당 팀장은 21일 “계약자들이 요구하는 4대 조건은 무리가 있다. 결국 법으로 해결하지 말고 합의를 보자는 것인데, 회사로서는 요구조건에 응할 뜻이 전혀 없다”며 “이미 소송중인 사안인 만큼 10월17일 있을 1차 변론을 지켜보겠다는 것이 회사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반면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계약자 B씨는 “두산이 전혀 해결에 나설 뜻이 없어 일주일동안 냉각기를 갖고 다시 연락하기로 했다. 그때까지 상황에 변화가 없을 경우 두산그룹 회장 집과 두산산업개발 본사, 건설 현장에서 농성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히고, “12월 말 입주 예정인 부산 포세이돈 분양 계약권에 가압류를 걸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19일 협상에서는 양측이 감정의 골이 깊어져 신경전을 벌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계약자들은 두산에 속았다며 “우리들 중 누군가가 분신을 하거나 뛰어내려 자살을 해야 관심을 가질 것이냐”고 따져 물었고, 두산 관계자들은 “(요구조건을 수용하려면) 수백억 원이 들어가는 만큼 응할 수 없다. 소송중니 법대로 하자. 마음대로 해라”라며 맞대응을 했다고 한다.

‘두산 위브 포세이돈’이 사기분양 논란에 휩싸인 것은 2003년 분양당시 분양대행사인 (주)MDM이 계약 후 3개월 이내에 1000~2000만원의 웃돈을 붙여 전매로 되팔아주겠다며 700여명의 계약자들을 끌어 모은데 있다.

계약자들은 이 과정에서 분양대행사가 돈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두산이 보전해 줄 것이라며 몇 백에서 몇 천만 원을 빌려주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 두산 직원과 분양대행사 임원이 1000만원 상당의 골프채와 300~1000만원을 수고비조로 챙기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분양대행사 직원들은 두산 직원인양 두산 명함을 제시해 계약자들을 안심(?)시키는 편법을 써 분양이 완료된 다음에야 실체를 알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계약자들은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웃돈을 받고 되팔기는커녕 3년 동안 밀린 대출금 이자 수천만 원과 올해 말 입주 시 내야 할 잔금 등으로 신용불량 위기에 몰려있는 사람들이 다수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것이 빌미가 되어 150여명에 이르는 계약자들이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두산산업개발을 상대로 지난 5월과 8월에 계약 무효 소송을 내게 되었고, 지난 11일 본사에 항의 방문하는 일이 벌어졌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