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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동결로 넘긴'환율',다음고비는 '유동성'

원화절상우려에 주목한 10월금통위…연내 유동성회수 대책 나올지 관건

임혜현 기자 기자  2010.10.14 11:4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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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 결국 물가와 환율 문제 중 환율에 방점을 찍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금통위는 14일 정례회의에서 현재 연 2.25%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금통위는 지난 7월에 금통위는 국제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바 있으나 이번 동결로 지난 번 조치 이후 3개월째 연속 동결을 이어가게 됐다.

◆물가 상승 압력보다 심각한 환율 고민

지난 번 기준금리 인상 당시 금통위는 물가 상승 압력의 확대 가능성을 인상 이유로 들었다.

   
 
이번 금통위에서도 물가 문제로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그러나 이번에 동결안을 발표함으로써, 금통위는 주요국간 '환율 전쟁'과 세계 경제의 회복 지연 가능성 등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물가 고민보다는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또다시 놓친 것 아니냐는 실기 논란을 감수하고라도 환율 변동성에 대한 관리에 더 주력하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정책금리를 동결 또는 인하하면서 경기 부양에 나서고 있고,  이 과정에서 자국 환율 방어를 위한 갈등이 고조되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시간으로 지난 주말 열린 IMF 연차총회에서도 각국이 환율 전쟁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등 불안감이 높은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실제로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동결 직후 배포한 '최근의 국내외 경제동향' 자료를 통해, "수출 호조, 소비ㆍ설비투자 증가 등에 힘입어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하겠지만 주요국의 경기회복세 둔화 가능성, 글로벌 환율여건 변화, 유럽국가 재정문제 등이 성장의 하방 리스크(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경제 전망을 제시해 국제경제 불안과 이로 인한 환율 변동성을 고민하고 있음을 방증했다.

지금 금리를 덜컥 올렸다가는 이자율 차이를 노린 외국 자금 유입이 더 활발해지고 이는 환율 변동성 상승 효과를 가져올 것이며 그 부산물로 원화 가치 상승이 이뤄지면 수출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물가 관리론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종합할 수 있다.

◆"성장의 하방 리스크 주목" 동결의 辯 불구하고 문제 남아

실제로 14일 금통위의 깜짝 환율 동결 소식이 전해지자 원/달러 환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던 것이 1110원대에서 소폭 상승 반전하는 모습을 연출하는 등 기준금리 동결에 따른 환율 변동성 관리 효과를 나타내시도 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같은 동결 조치가 장기적 대책은 아니라는 데 있다.

한국은행 역시 '최근의 국내외 경제동향' 자료에서 "소비자물가는 농산물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는 가운데서도 수요압력 증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3%대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 물가 상승에 주시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기준금리를 일단 동결해 외국계 자금 유입 흐름에 조절을 가한다 해도 유동성 문제라는 금융의 다른 복병이 가져올 부작용을 도외시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한나라당 김성식 의원이 6일 "과잉유동성이 버블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며 "물가 및 부동산 관련 대출 관리를 위해 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내놓은 발언)한 것이 이런 유동성 문제를 지적하는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2%대까지 급격하게 금리 인하를 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이제는 어느 정도 정상화시키는 게 국민경제의 건강화를 위해 대단히 중요한 문제라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지금 시중에 돈이 넘쳐 갈 곳을 못 찾는 상황이고, 증시에 외국자금에다 국내자금까지 몰려 유동성 장세로 변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금융기관의 부동산 관련 대출도 500조원 이상인 만큼, 부동산 대출을 점진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라도 연내 한 번은 기준금리가 인상돼야 할 상황이라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은 주택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가운데서도 입주물량 증가 등으로 증가폭이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정감사에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완화 연장이 없을 것이라고 발언했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금리를 통해 주택담보대출을 점진적으로 줄여야 할 필요도 제기되는 것.

그러나, 김중수 한은 총재가 금통위가 끝난 후 이번 금리 결정에 대해 "만장일치가 아니었다"고 밝힐 정도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정책 방향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어서 기준금리 정책에 대한 방향 정립은 앞으로도 당분간 혼선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