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병원감염 실태 등 의료계 내부의 치부를 파헤쳤던 PD수첩이 이번에는 진료과 영역파괴를 고발해 논란이 예상된다.
MBC 시사프로그램 PD수첩은 19일 오후 11시 '의료계 영역파괴-원장님은 성형 공부 중'이란 제하의 방송을 통해 비전문의들의 성형시술 실태를 고발했다.
방송은 비전문의로부터 수술을 받은 후 심각한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는 환자들의 사례를 통해 의사들의 영역파괴의 맹점을 지적했다.
이들 환자를 시술한 의사는 모두 산부인과, 소아과, 가정의학과 전문의였으며 심지어는 의대 졸업 후 개원한 일반의사도 있었다.
이들은 불법을 피한 편법으로 제작한 병원 간판을 통해 환자들을 유인하고 있었으며 환자들은 '성형외과'라는 단어에 속아 병원을 찾고 있었던 것.
현행 규정상 비전문의의 경우 간판에 '진료과목'이라는 글자와 진료과목의 명칭을 표시하도록 돼 있으며 그 글자의 크기를 의료기관명칭의 1/2 이내로 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법 조항을 아는 의료소비자들은 거의 없을뿐더러 '진료과목'이라는 글자를 터무니 없이 작게 하거나 색깔을 간판 배경과 비슷하게 하는 등 편법이 성행하고 있었다.
방송에 따르면 현재 강남구청에 등록된 성형외과전문의원은 261개, 하지만 성형외과 전문의가 아닌 진료과목으로 표방한 의원이 93개에 달했다.
이렇게 성형외과를 진료과목으로 표방한 의원의 수가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미용성형의 의료소비층이 두터울 뿐 아니라 비보험 진료로 수가가 높다는 점 때문.
PD수첩은 이같은 진료영역 파괴로 인한 의사들간의 내부 갈등에 대해서도 상세히 다뤘다.
성형외과 전문의들은 비전문의에 의해 이뤄지는 성형수술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는 반면 비전문의는 전공과는 무관하게 손재주와 미적 감각으로 시술이 가능하다고 맞서고 있는 것.
한 성형외과 전문의는 "어딘가에 지뢰가 있다는 것만 아는 사람과 확실히 어디에 지뢰가 있는지에 대한 지도를 갖고 있는 사람은 다를 수밖에 없다"고 피력했다.
반면 비전문의들이 모여 설립한 대한미용성형학회 관계자는 "급증하고 있는 성형 수요에 맞춰 비전문의들도 성형을 배우고 있다"며 "전공보다는 노력 여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PD수첩은 “의사들의 돈 되는 장사 다툼은 결국 의료의 질 저하를 초래할 것”이라며 “의료소비자들이 의사를 믿고 선택할 수 있는 제도적 정비와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