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장흥군 건산리에 거주하는 A씨(65 여)는 추석이 다가오자 도시로 나간 자식들이 돌아온다는 생각에 기쁘면서도 자식들이 돌아갔을 때의 그 공허함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가슴 한 구석이 답답하다.
전라남도 여수시 덕충동에 사는 B씨(68 여)씨도 손자 손녀들이 온다는 생각에 마음이 들뜨지만 돌아갈 것을 생각하니 가슴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아쉬움은 어쩔 수 없다.
우리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이 다가오면 예전엔 며느리와 아내들의 명절증후군이 떠올랐지만 이제는 시부모와 부모들의 명절증후군을 떠올려야 할 것 같다.
명절만 다가오면 두통, 소화불량, 초조, 불안 등을 호소했던 며느리들의 증상이 시부모나 부모로 옮아가고 있는 것이다.
명절내내 자식과 손자손녀들로 인해 오랜만에 가족애와 활기찬 분위기를 한껏 누렸지만 자식들이 떠나자마자 마음 한 구석의 허전함을 숨길 수는 없다.
이로 인해 발생한 공허함이 피로감, 소화기 증상, 두통, 어지러움 등의 증상을 초래하며 지속되면 노인 우울증 초기 증상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
특히 2주 이상 이같은 증상이 지속된다면 우울증이 의심되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당부다.
서울특별시립 북부노인병원 정신과 신영민 원장은 “명절 후 고향에 남아있는 부모님의 공허함은 며느리증후군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라면서 “출가한 자식들을 기다려온 명절이 끝나면 공허함을 넘어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두통, 어지러움 등의 각종 신체 증상이 나타나고 쉽게 화를 내거나 짜증을 부리는 기분 상태가 2주 이상 지속될 경우 전문의에게 적절한 치료를 받아 만성적 우울증으로의 진행을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