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차세대 인터넷으로 불리는 그리드 컴퓨팅의 본격적인 상용화 가능성이 확인됐다.
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원장 양병태)은 지난 15일 KT, 엠파스와 공동으로 ‘비즈니스 그리드 시범사업 시연회’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비즈니스 그리드 시범사업은 국가차원에서 그리드 기술의 상용화 및 활성화를 촉진시키기 위해 올해 4월부터 추진된 것으로, 그동안 순수 R&D에 집중돼 온 그리드 기술을 비즈니스 분야에 본격적으로 활용해 경제적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사업이다.
그리드 컴퓨팅이란, 과학기술의 급속한 첨단화, 융합화로 웹에서 지원하는 것 이상의 협업능력이 요구되기 시작하면서 새롭게 등장한 기술로, 시공의 제약 없이 컴퓨팅 자원을 자유롭게 공유하면서 대용량 정보를 교환하고 첨단 실험장비들을 원격 제어할 수 있는 신개념의 컴퓨팅 기술이다.
정보통신부와 KISTI는 지난 2002년부터 국가그리드인프라(K*Grid)를 구축하여 과학기술연구 분야에서 주로 활용해왔으며, 2005년부터 그리드 미들웨어 개발결과와 인프라를 기반으로 그리드 상용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에 시연된 비즈니스 그리드 서비스들은 그간 KISTI가 추진해 온 그리드 상용화 노력의 성과들이다.
시연회에서 KT는 자사가 운영하는 대표적인 ASP인 ‘CDN 서비스’와 ‘미디어 변환 서비스’가 서로의 서버 시스템을 공유하는 그리드 기술을 선보였다. 이는 CDN 서비스 사용자가 폭주할 경우 미디어 변환 서비스의 서버를 공유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반대의 상황도 가능하도록 하여 적은 수의 서버로 보다 많은 사용자들을 수용할 수 있도록 한 기술이다. KT는 이 기술을 상용화해 향후 ‘비즈메카’를 비롯한 KT의 ASP 서비스를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엠파스는 자사의 온라인 게임 상용서비스 일부에 그리드 기술을 적용시켰다. 기존의 네트워킹 방식에서는 게임마다 고정된 수의 서버들을 갖춰야 했지만, 그리드 기술을 통해 서버를 공동 활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필요한 서버의 수를 크게 줄이고도 안정적이고 탄력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었다. 이 기술이 상용화 될 경우, 엠파스는 서버 시스템 구입비와 관리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게임 이용자들 또한 사용자 폭주로 인한 서비스 장애를 겪지 않을 수 있게 된다.
이미 수년 전부터 IBM, SUN 등 세계적인 컴퓨팅 기업들은 비즈니스 그리드 기술개발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IBM의 OnDemand, 오라클 데이터베이스의 새 버전 10g, HP의 Adaptive Enterprise 전략 등이 그것이다. 실제로 온라인 증권의 선두 업체인 미국의 ‘찰스 슈왑’은 증권 분야의 자산 분석 업무에 그리드 기술을 적용해 고객의 상품 포트폴리오 제작시간을 1/16로 줄였으며, 온라인 게임 업체 ‘버터플라이 닷넷’은 그리드 기술을 통해 최대 100만 명이 동시에 하나의 온라인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이번에 성공적으로 시연된 비즈니스 그리드 시범서비스는 9월 말부터 12월 말까지 일반인들에게 무료로 제공되며, 이후 여러 분야에 적용돼 고부가가치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KISTI 슈퍼컴퓨팅센터 이지수센터장은 “세계적인 IT시장조사기관 Gartner는 그리드 기술을 미래를 이끌 10대 전략기술 중 하나로 꼽았다. 1990년대 이후 인터넷 기술을 선점한 나라가 세계경제를 이끌었듯, 미래에는 그리드 기술 수준이 국가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이번 시연회는 비즈니스 그리드의 무한한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는 소중한 자리”였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