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이라서 싸고 좋은 게 아니라 제품의 성능도 수입 인공고관절보다 월등히 뛰어납니다.”
국내 처음으로 인공고관절 개발에 성공한 국립의료원 이중명 정형외과 과장은 최초의 국산 인공고관절을 개발했다는 사실자체도 기념비적인 사건이지만 외국산 제품보다 성능이 훨씬 뛰어난 제품을 개발했다는 것에 더 의미를 뒀다.
이번에 개발된 인공고관절은 기존의 외국제품보다 운동가능각도가 15도가량 넓어 한국인에게 더욱 적합하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중명 과장은 “한국인은 바닥생활을 많이 하기 때문에 서양인들의 고관절보다는 활동 범위가 넓은 고관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인은 양반다리를 하거나 쪼그려 앉는 경우가 많아 서양인에 비해 골반을 받쳐주는 고관절의 운동각도의 범위가 더 넓다는 것.
기존의 제품은 운동각도가 충분치 않아 탈구율이 3~8%에 달했지만 국산고관절은 이보다는 탈구율이 훨씬 적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관절의 수명도 길어져 환자들에게 경제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게 된다.
게다가 새로운 기법의 표면처리로 뼈에 잘 달라붙어 환자들이 느끼는 편안함은 더 크다는 게 또 다른 장점이다.
특히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제품을 국내 제품으로 대체함으로써 수입대체 및 수출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현재 국내에서 매년 1만 5000명 정도가 인공고관절 수술을 받는데 350만원의 건당 보험 수가를 적용하면 연간 520억원의 외화 유출을 막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사실 국내 기술팀은 4년 전에 이미 인공고관절의 개발을 마친 상태였지만 임상시험이나 보험수가 확정과 같은 절차를 거치느라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고 한다.
이중명 과장은 “지금보다 일찍 나올 수 있었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오는 18일 실시하는 첫 수술에 대해서는 “이미 2개의 대학에서 실시한 임상시험에서 60명을 상대로 수술했지만 실패율은 제로였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개발을 맡은 코렌스측은 “개발 비용은 총 300여억원이 소요됐고 동남아시아를 시작으로 수출을 추진중에 있으며 최종적으로는 미국 및 유럽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