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연극, 무용, 음악, 거리극, 총체극 등 다양한 공연예술을 망라한 순수공연예술축제 서울국제공연예술제가 오는 10월 7일~10월 29일 아르코예술극장, 서강대학교 메리홀, 드라마센터, 국립극장, 마로니에공원 등지에서 개최된다.
문화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서울시가 후원하는 SPAF는 6회를 맞으면서 수준 높은 예술작품과 대중과의 창조적인 교류를 실현하는 동시에, 서울이 세계 공연예술 교류의 동북아 주요 거점이 되는 기반을 구축하여 아시아 최고의 공연예술 허브를 지향한다.
예술감독 김철리는 “SPAF가 아시아 최고의 순수공연예술축제로 자리 잡고, 이를 통해 국내의 공연예술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와 교류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형성할 계획”이라며 “2006 SPAF는 2006 서울아트마켓 등과 함께하며 연극평론가협회,연극연출가협회,공연예술축제협의회,서울연극협회, 전국소공연장연합회 등과 함께 밀도 높은 부대행사를 마련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 SPAF 무대에 오르는 26 편의 작품은 루마니아, 러시아를 비롯한 동유럽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를 포함한 15개국에서 초청되었다.
특히 올해는 중국과 한국, 일본의 연극 네트워크 ‘제13회 베세토연극제(13th BeSeTo Theatre Festival’를 공동으로 주최하여 도화선-중국, 오해-일본 등의 작품이 프로그램에 합류하였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관객을 유치하고 우리 공연예술 작품의 해외 진출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일부 국내 작품에 영어 자막 및 시놉시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개막작 ‘정화된 자들(Cleansed)’은 사랑과 폭력의 변증법에 대한 가장 통찰력 있는 작가이면서, 선정적인 작품만큼이나 선정적인 삶으로 유명한 사라케인 작품의 국내 초연이다.
잔혹하면서도 아름다운 그녀의 작품이 폴란드의 젊은 거장 크쥐스토프 바를리코프스키(Krzysztof Warlikowski)의 연출로 초연 후 5년 만에 120회 이상 세계 초청 공연한 기록을 뒤로 하고 한국을 찾는다.
동시에 한국의 주목 받는 연출가 박정희가 자살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시각 새벽 4시 48분을 모티브로 한 ‘4.48싸이코시스’를 서울국제공연예술제 기간에 무대에 올려 사라케인을 애타게 기다려왔던 팬들에게는 풍성한 가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라케인 외에도 이미 걸작의 반열에 오른 작가들의 작품이 대거 초청되어 원작의 탄탄한 힘을 느낄 수 있다.
극사실주의의 대가이자 레이먼드 카버, 무라카미 하루키 등 오늘날의 단편 소설가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작가로 꼽히는 안톤 체홉의 대표작 ‘갈매기’와 ‘세자매’가 헝가리와 루마니아에서 찾아온다.
간결한 표현으로 다양한 삶의 결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체홉의 작품이 동유럽의 신예 연출가들에 의해 1회 150석 내외의 소극장에서 미니멀리즘을 추구한 무대 위에 올려진다는 소식에 벌써부터 높은 예매율을 기록하고 있다.
영화 ‘스캔들-남녀상열지사’로 국내에 유명해진 프랑스 소설 ‘위험한 관계’를 독일의 아방가르드 극작가 하이너 뮐러가 다시 쓴 ‘사중주’가 한국을 찾는다.
슬로베니아 연기파 배우 2명이 사랑과 증오의 도착을 주제로 열연한다.
부조리한 인간과 삶에 대해 이야기한 실존주의 작가 알베르 까뮈의 ‘오해’가 일본의 실력 있는 연출가 나카시마 마코토의 손을 거쳐 무대에 오른다.
정제된 무대 위로 그려진 삶에 대한 통찰이 돋보인다. 한국에서 가장 주목 받는 젊은 연출가 중 한명인 김광보가 브레히트의 <억척어멈과 자식들>을 무대에 올린다. 브레히트 서거 50주년인 올해, 그의 대표작을 통해 냉혹한 삶에 대해 고찰해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현시대에 제기되는 문제들에 대해 동시대 작가들의 생생한 고민이 담겨있는 작품들을 찾아볼 수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 문제에 대해 양측의 배우와 연출가들이 공동 작업한 작품 ‘풀리지 않는 매듭’은 뉴스에서만 접하던 이야기를 삶으로 끌어들여 관객과 소통하는 자리를 만든다.
학습 장애우들이 직접 작곡, 연주, 노래하는 콘서트 <Heart ‘n Soul Unplugged>은 이 시대의 소외된 사람들의 목소리를 그들 스스로가 전달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현대인의 자유에 대한 고민을 담아 ‘공간’에 대해 진지하게 탐구한 작품들이 눈에 띈다. 프랑스 무용 <꼴렉시옹 빠띠큘리에>는 나체로 등장하는 여성 무용수의 밀도 높은 움직임을 통해 자유에 대한 인간의 열망과 한계에 대한 고민을 풀어나간다. 2004년 스페인무용제 대상 수상작인 <떠들썩한 잔치>는 유랑 광대의 이야기를 통해 뿌리에 얽매이지 않고 유목하는 현대인의 삶을 생생히 옮긴다.
화려한 수상경력에 국내외의 관심을 두루 받은 작품들을 통해 한국 현대무용의 정수를 맛볼 수 있다. 2005 서울아트마켓을 찾은 딘 모스(뉴욕 키친 극장 자문위원)가 “아시아 국가들에서 본 작품 가운데 가장 흥미롭고 지적인 작품”이라고 극찬한 ‘노래하듯이’, 삶과 죽음에 대한 문제와 부족의 구전설화를 환상적이면서도 지적으로 풀어낸 ‘선택&볼레로2006-귀신이야기’, 동서양의 고전/현대 음악을 배경으로 인간에 대한 진지한 탐구가 담긴 ‘가을 그리고 또 봄’ 그리고 여성 3대의 이야기를 통해 경계와 닮음에 대한 서정적인 ‘안팎’이 축제의 무대를 빛낸다.
서울국제영화제에는 이밖에 다양한 부대행사를 마련, 뿌듯하고 풍성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