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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두산산업개발, 부산 포세이돈 사기분양 논란

분양대행사가 시행사 노릇… 계약자들 웃돈 전매 약속에 속아

김훈기 기자 기자  2006.09.11 12:4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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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두산산업개발(대표이사 정지택)이 지난 2003년 8월 분양한 부산 범일동 825-9번지 ‘두산 위브 포세이돈Ⅱ’ 주상복합아파트가 계약 무효 소송에 휩싸이면서 사기분양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가 된 것은 분양대행사인 (주)MDM이 계약 후 3개월 이내에 1000만원에서 2000만원의 웃돈을 붙여 전매로 되팔아주겠다며 계약자들을 끌어 모은데 있는 것으로 본지 취재결과 밝혀졌다.
 
특히 분양대행사는 계약자들을 모집하면서 돈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두산이 부족한 부분을 보전해 줄테니 나중에 갚아도 된다며 몇 백에서 몇 천만 원의 돈을 빌려주기도 했다고 계약자들은 증언하고 있다.

또 3개월후에 프리미엄을 받아 팔아 갚아도 된다며 계약을 종용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로 인해 수 백여명이 분양 계약을 체결했지만, 현재까지 프리미엄을 받고 되팔기는커녕 3년 동안 밀린 대출금 이자 수천만 원과 올해 말 입주 시 내야 할 잔금 등으로 신용불량 위기에까지 몰려있는 사람들이 다수라고 계약자들은 입을 모은다.

11일 항의방문차 강남구 논현동 두산 본사를 찾은 분양계약자들에 따르면, 분양대행사 직원들은 두산산업개발 명함을 제시하며 계약자들을 속이기도 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700여명이 넘는 계약자들은 분양대행사 MDM 소속 직원들을 두산 직원들로 오인해 아무런 의심없이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고 한다.

또 계약자들은 분양 담당 직원들이 잘못 할 경우 두산이 책임질 것이라고 안심시켜 의심조차 하지도 못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이들의 진짜(?) 신분을 분양이 완료된 다음에야 알게 되었다고 한다.

부산에서 올라왔다는 한 계약자는 기자에게 “A모씨의 경우 대형 평수를 계약하면 2천만원 이상의 웃돈을 얹어 되팔아줄테니, 프리미엄 조건으로 1000만원 상당의 골프채를 갖고 오라고 해 줬다. 이걸 두산 직원 김모 차장과 MDM 김모 이사가 나눠가졌다. 이들은 여기다 프리미엄 조건으로 300에서 1000만원을 수고비로 챙기기도 했다”며, “이 정황을 녹음해 녹취록으로 남겨뒀다”고 말했다.

다른 계약자는 “회사 고위층을 위해 따로 보유하고 있는 전망좋은 로얄층이 있다. 임원 중 한 사람이 급히 내놓게 되어 매물로 나온 것이다. 이 임원이 골프 여행을 간다니 경비조만 대면 넘기겠다”고 이야기 한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분양 계약자 대표 Y씨는 “그동안 이를 해결하기 위해 두산산업개발에 수차례 항의도 해보고, 면담을 요청하기도 했으나 묵살 당했다. 관계기관에 진정을 넣기도 하고 사태해결을 위해 노력해 봤지만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5월2일자로 서울지방법원(사건번호2006 가합 37828)에 109명이 계약 무효 소송을 제기 했으며, 8월31일 2차로 23명이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당시 관련자들의 발언을 녹음해 녹취록을 만들어 근거자료로 제출했고, 소송 참여자들도 계약체결 경위서를 작성해 모두 제출했다. 속아서 계약을 체결한 만큼 계약 취소를 반드시 얻어낼 것이다. 분양대행사는 물론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두산산업개발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건축법 위반도 도마에 올랐는데, 두산이 분양을 하면서 사무용 공간인 오피스텔을 준공 검사가 끝나면 아파텔(아파트형 오피스텔)로 개조해 주겠다고 한 것이다. 허가는 오피스텔로 받고 준공 후 아파트 형태로 개조해 주겠다는 것인데, 문제는 불법 개조가 드러나면 계약자가 건축법 위반을 한 것이 되어 책임을 물게 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오피스텔 계약자 50여명도 부산시에 준공 검사를 막기 위한 진정을 내고 계약 무효를 위한 소송 준비에 들어간 상태라고 한다.

또한 경찰에 따르면 지난 8월 경 두산산업개발의 분양담당 과장이 사기분양으로 형사고발을 당해 조사를 받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번 사건과 관련해 두산산업개발 관계자는 “소송 중이므로 절차에 따라 처리하겠다”고만 밝혔을 뿐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11일 오전 8시30분 경 두산 본사에는 부산에서 상경한 80여명의 계약자들이 본사를 찾아 항의를 했으며, 11시20분 현재 회사 대표와 계약자 3인이 문제 해결을 위한 면담에 들어간 상태다.

지난 2003년 8월 두산산업개발이 분양한 부산 동구 범일동 ‘두산 위브 포세이돈Ⅱ’는 전체 784가구로 아파트는 33~87평형 690가구고, 나머지는 46평형 오피스텔이다. 당시 평당 분양가는 580만∼750만원이었다. 47층짜리 5개동으로 구성돼 있으며 올해 12월 입주 예정으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