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가을 이사철을 맞아 전세 품귀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수요보다 공급이 달리는 상황이어서 전세값이 가파르게 오르는 아파트 단지들이 많다. 30평형대를 중심으로 전세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는 반면 매물 회전은 잘 되지 않아 수급 불균형이 심한 상황이다.
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전통적으로 임대시장이 강세인 지역은 물론이고 업무시설 밀집지역이나 개발 이주수요가 있는 곳,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저렴한 수도권 주요 위성도시를 중심으로 전세가격 오름세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전세매물 부족현상이 나타나면서 재계약 사례도 늘고 있고 매매가격 상승과 매수타이밍 조절을 위해 전세를 고집하는 중대형 수요들도 많아 당분간 전세가격 오름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한주간 서울이 0.12%, 수도권 0.26%의 전세 변동률을 기록해 지난 4·5월 이후 주간 변동률로는 최고를 기록했다. 신도시는 0.02%로 지난 주와 비슷했지만 분당이 10주 만에 상승 반전되면서 눈길을 끌었다. 전국적으로도 주간 0.13%로 지난 봄 시장 이후 처음으로 주간 0.1%대를 기록했다.
매매는 서울 지역이 주간 0.04% 변동률로 전반적으로 거래 부진이 지속됐다. 급매물이나 개발호재 지역 매물만 일부 거래가 성사됐고 전세매물 부족으로 중소형 매매 전환사례가 간혹 눈에 띄기는 했지만 대부분 거래 없이 가격도 큰 변동이 없었다. 재건축도 주간 0.03%로 주요 지역이 미미한 변동률을 보이는데 그쳤다. 그 외에 신도시는 금주 제로 변동률로 제자리걸음을 했고 전국은 전체평균 0.06% 주간 변동률은 나타냈다.
하지만 수도권은 서울과 신도시에 비해 주간 변동폭이 큰 지역들이 비교적 많았다. 지역별로 편차는 있지만 이사철을 맞아 신역세권이나 개발지역 등은 수요가 늘면서 거래도 좀 되고 가격도 오름세를 보였다. 수도권 전체평균은 주간 0.17%를 기록했다. 수도권 재건축도 의왕·안양·수원·과천 등을 중심으로 주간 0.31% 올라 지난 8월 중순 반등한 이후 상승폭이 꾸준히 커지고 있다.
▲매매시장···거래 부진 지속
매매의 경우 서울은 구로(0.13%)·강서(0.12%)·광진(0.11%)·성북(0.11%)·마포(0.1%)·관악(0.09%), 서대문(0.08%) 등이 소폭 올랐고 나머지 지역은 대부분 0.1%미만의 미미한 변동에 그쳤다. 강동구만 둔촌주공 2·3단지 20평~30평형대가 소폭 하락하면서 -0.01%로 약세를 보였다. 서울은 전반적으로 큰 변동 없이 보합세를 이어갔고, 이번 주 오른 단지들은 상대적으로 2분기까지 오름세가 거의 없었던 단지들이 많았다. 반면 하락한 단지들은 강남권이나 양천 일대 등 많지 않았지만 인기 지역들이 눈에 띄었다.
구로구는 구로·고척·신도림 등 비교적 오래되지 않은 중소형 중심으로 올랐고 강서구 역시 최근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는 화곡·등촌·방화동 일대 소형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광진구는 자양동 단지들이 올랐고 성북구는 6월 말 입주한 길음동 래미안2차를 비롯해 주요 새아파트 20평~40평형대가 상승했다. 마포에선 공덕동 현대단지와 상암동 월드컵파크5·6·7단지 30평~40평형대가 오름세를 보였다.
한편 강남구는 20평이하 소형이 오르면서 8주 연속 하락세 끝에 미미하나마 반등했다. 하지만 개포주공1단지 15평형이 소폭 회복되면서 하락세가 멈춘 것으로 전반적으로 가격 변동을 보인 아파트가 많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전세는 수요에 비해 부족하지만 매매시장은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 강남구 재건축이 주간 0.08% 오르면서 주간 0.01% 변동률을 보였다.
일산(0.05%)·평촌(0.02%)·산본(0.01%)·중동(0.01%)·분당(-0.02%) 순의 지역별 변동률을 나타낸 신도시는 분당 약세가 이어진 가운데 기타 지역들도 대부분 별다른 거래 없이 변동폭이 둔화됐다. 상승·하락 단지를 손에 꼽을 정도로 변동 단지 수도 많지 않았다.
분당에서는 이매동 중대형은 소폭 올랐지만 구미동 20평형대와 서현·정자동 30평~40평형대가 소폭 하락했다. 구미동 까치주공2단지 24평형, 서현동 시범삼성한신 32평형 등이 500만원 정도 하락했고 정자동에선 두산위브제니스 34평형이 3000만원 하락했다.
수도권은 주간 0.17%로 지난 주 0.08%에 비하면 변동폭이 2배 이상 커진 셈이다. 서울과 신도시 세부지역들의 주간 변동률 수준에 비하면 비교적 높은 상승률을 보인 지역들이 꽤 많다. 파주(0.55%)·의왕(0.49%)·수원(0.47%)·성남(0.31%)·구리(0.28%)·고양(0.25%)·광주(0.25%)·과천(0.24%)·부천(0.21%)·시흥(0.21%)·안양(0.2%)·김포(0.19%)·화성(0.18%) 등이 수도권 평균이상 올랐으며 동두천만(-0.07%) 소폭 하락했다. 생연동 에이스1차, 건영 등 소형이 미미한 하락세를 보였다.
교하읍 일대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여 온 파주시는 아동동·조리읍·금능동 등 시 전반으로 오름세가 확산되는 양상이다. 운정지구 분양과 각종 교통개발, 인접한 고양·일산 등의 회복세에 힘입어 최근 오름세가 지속됐다. 의왕시는 삼동·오전동 등 전반적으로 수요가 늘면서 노후단지 소형까지 소폭 올랐다. 재건축으로 인한 이주 수요 증가는 물론 새로 재건축이 제기된 단지들도 오름세를 보였다. 분당선 연장 등 호재로 인해 이사철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수원은 학군·교통 등 조건이 양호해 비교적 저렴한 중형대를 찾는 실수요가 많다.
그 외 성남 재개발과 안양 재건축 등 지역별로 각종 호재들이 있는 단지들이 소폭 이상 오름세를 보였고 전반적으로 주요 지역에서 전세 매물 부족으로 중소형 매매 전환 사례가 많아졌다. 구리시는 교문·인창지구 20평~40평형대 전세수요가 늘면서 매매도 소폭 올랐고 고양시 구시가지와 광주시 일대를 비롯해 시흥·안양·화성 병점역 일대 등도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전세시장···이사철 여파로 소형도 값 올라
전세 시장은 서울에선 강동(0.26%)·관악(0.23%)·서초(0.23%)·마포(0.19%)·강남(0.18%)·서대문(0.18%)·강서(0.17%)·노원(0.16%)·성동(0.14%) 등이 서울 평균을 웃돌며 한 주간 올랐다. 이사철 수요로 전세값이 오른 단지들이 많아졌고 특히 매매에 비해 강남권도 전세는 오름세를 보였다.
강동구는 상일동 고덕주공7단지 18평형을 비롯해 성내동 청구 34평형, 명일동 고덕현대 46평형 등 30평~40평형대 전셋값이 이사철 수요가 늘면서 500만원 정도씩 올랐다.
관악구는 최근 인근의 업무시설 직장인들이 전세 매물 부족으로 신림·봉천 일대 중소형 중심으로 몰리면서 인기가 떨어지는 소규모 단지 소형까지 전셋값이 올랐다.
서초구는 가을이사 수요 증가는 물론 인근 재건축 예정 단지들을 중심으로 전세 만기자들이 미리 움직이면서 전세 매물이 부족한 상황이다. 매매는 거의없지만 전세수요는 늘고 있다. 마포는 공덕·상암일대 매매와 전세가 같이 올랐고 강남구에선 압구정동 중대형이 올랐다. 강서·노원 등도 중소형 중심으로 수요가 늘면서 전셋값 오름세가 이어졌다.
한편 용산(-0.07%)·강북(-0.01%) 지역은 소폭 하락했다. 강북은 20평형대 소형 일부가, 용산은 이촌동 30평~40평형대 일부 단지 전셋값이 소폭 떨어졌다.
분당(0.03%)의 하락세가 멈춘 신도시는 주간 0.02% 변동률을 보였다. 분당은 평형별로 30평형대는 미미한 수준에서 소폭 하락했고 25평이하 소형과 40평형대 일부가 소폭 올랐다. 동별로는 구미동 소형과 서현·수내동 30평형대가 소폭 하락했지만 이매동과 정자동은 소형부터 중형까지 고르게 오름세를 보였다. 전반적으로 저렴한 소형은 수요가 좀 있지만 중대형은 대체로 상대적으로 싼 지역으로 수요가 빠지고 있다.
그 외 지역은 산본(0.07%)·평촌(0.04%)·중동(0.01%)·일산(-0.02%) 순의 주간 변동률을 보였다. 대부분 지역에서 가격 변동을 보인 단지는 많지 않았다.
주간 0.26% 변동률로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컸던 수도권 전세시장에서는 한 주간 0.4% 이상 오른 지역이 10곳에 달했다. 과천(0.59%)·구리(0.46%)·남양주(0.45%)·안산(0.45%)·의정부(0.44%)·의왕(0.43%)·평택(0.43%)·용인(0.42%)·하남(0.42%)·성남(0.4%) 등이다.
뒤를 이어 화성(0.39%)·수원(0.32%)·시흥(0.28%)·파주(0.28%)·양주(0.23%) 등도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 주 내내 수도권에서 전셋값이 하락세를 보인 지역은 없었다.
과천 주요 주공단지들과 구리 교문·인창지구·남양주 화도읍·금곡·진접 일대 등 대부분 전세가 오르면서 소형 매매도 오름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양주는 택지지구 조성에 따른 이주 수요와 최근 개선된 교통 환경에 따라 전세 수요가 크게 늘었다.
판교 개발은 물론 광교신도시·흥덕지구 등 꾸준히 이어지는 개발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용인과 수원 일대도 가을 전세수요가 몰리면서 매물을 찾기가 힘들다. 수원은 분당선 연장 구역은 물론 전반적으로 매매·전세 수요가 모든 평형대에 걸쳐서 크게 늘었고 용인의 경우 주변지역의 이주 수요와 신혼부부 등 소규모 세대 수요가 많아 소형은 물론 중대형까지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부동산114 김규정 차장은 “가을 이사철을 맞아 전세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생활 환경이 좋은 주요 지역에서는 매물 부족으로 전세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 언급되듯 ‘전세난’ 수준의 가격 급등세라고 판단하기는 무리가 있고 당분간은 계절적 특수로 전세 가격 오름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