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신간서적] “개혁, 그만하고 하던 거나 잘하자”

<리노베이션 : 개혁하기 전에 개선하라>

김훈기 기자 기자  2006.08.31 21:30:16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코카콜라 역사상 가장 폭발적인 성장을 이끈 마케터 서지오 지먼이 쓴 <리노베이션 : 개혁하기 전에 개선하라>가 (주)황금가지에서 출간되었다. 지먼은 코카콜라 재직시 회사의 주가를 네 배로 올려놓은 마케팅 귀재로, 현재 기업 전략 및 컨설팅을 제공하는 지먼 마케팅 그룹을 창설해 이끌고 있다.

이 책은 그가 삼십 년 넘게 브랜드 ‘리노베이션(개선)’ 전문가로 활약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쓴 리노베이션 지침서다.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마케팅 전문가인 저자는 많은 기업들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나치게 이노베이션(개혁)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한다.

브랜드나 사업이 오래되면 정체가 일어나고 무언가 신선한 것을 바라게 된다. 그러나 이런 이유로 시도한 개혁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 지먼은 체험을 통해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는 코카콜라의 이노베이션 실패작인 ‘뉴 코크’ 출시 당시 마케팅 책임자였고, 지먼 컨설팅 그룹을 이끌며 이노베이션과 리노베이션에 따른 기업들의 흥망성쇠를 수십 년간 분석해 왔기 때문이다.

그의 지론은 이노베이션, 즉 ‘개혁’의 장점이 너무 과장되어 있다는 것이다. 기업의 성공이란 실제로 팔 수 있는 무언가를 내놓는 것인데, 많은 기업들이 이점을 새로운 것을 시작하기 위한 구실로 삼지만 결과물은 종종 참담하기까지 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너무나 많은 경영자들이 이노베이션의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현실성 없는 아이디어를 믿고 있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이를 두고 “기업이 자사의 본질과 핵심 경쟁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며, 특히 본질을 망각하고 핵심 경쟁력만 생각할 때 자꾸만 이노베이션의 함정에 빠져든다”고 일갈한다.

다시 말해, 기업의 본질은 고객들이 그 기업을 생각할 때 제일 먼저 떠올리는 것, 즉 ‘브랜드’가 진정한 가치라는 것이다. 코카콜라는 ‘검은색 탄산음료’일 것이고 맥도날드는 ‘금방 먹고 나올 수 있는 그럭저럭 괜찮은 식사’, 디즈니는 ‘친근함’, ‘온 가족이 즐기는 만화 영화’라는 것이다.

결국 기업 경쟁력의 핵심은 남보다 더 잘할 수 있는 것으로 귀결된다. 코카콜라는 점포 직배달 시스템, 맥도날드는 고객 서비스와 부동산, 디즈니는 동영상 제작 능력 등이 핵심 경쟁력이다.

코카콜라가 새우 양식 사업에 실패한 것은 직배달 시스템 등의 핵심 경쟁력에 착상한 것이기는 해도 기업의 본질을 무시했기 때문이다. 코카콜라와 새우 양식을 연관시킬 수 없었다. 호텔 사업에 나섰던 맥도날드 역시 마찬가지다. 고객 서비스라는 핵심 경쟁력은 잘 활용한 셈이지만 호텔이 값싸게 재빨리 먹고 나오는 곳이 될 수는 없었다.

이렇듯 기업이 본질을 지켜 나가고 그것을 핵심 경쟁력으로 키워 재무장하는 것은 성장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저자는 기업은 새 비즈니스 영역에 진입하느라 진을 뺄 것이 아니라 최초의 성공 요인(기업의 본질을 만들어 낸 것)에 집중하고 그것을 개선해 나가야 성장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것이 바로 ‘리노베이션’이며 기업 성장 전략으로 끊임없이 강조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이론과 가설을 논하는 데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실제로 무엇이 효과가 있는지’에 관심을 두고, 이노베이션만 하다가 혹은 리노베이션에 실패해 쓰라린 대가를 치르고 있는 수많은 기업을 통해 리노베이션의 가치를 재발견해 내고 있다.

이제 개혁을 위해 쏟아 부었다면, 한 번 쯤 회사의 주변을 돌아볼 필요가 있어졌다. 여기저기 도전자들이 옷가지를 붙들고 발꿈치를 걸고넘어지려 한다면, 개혁은 접고 하던 일이나 새롭게 개선하는데 노력을 기울일 시간이다.

이노베이션의 대안으로 리노베이션의 힘을 강조한 지먼은 이렇게 말한다. “리노베이션은 기존 브랜드의 본질, 핵심 경쟁력, 자산 및 인프라를 다시 한 번 되새기고, 애당초 기업을 위대하게 만든 일들을 더 많이 더 잘 하라는 것”이라고.

한 가지 더, 지먼은 이 책에서 리노베이션 개념을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 요강을 제시하고 있다. 궁금하지 않은가?

(이중순 옮김, 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