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에는 연구할 시간이 거의 없어요. 그래서 토요일은 저에게 가장 황금 같은 시간이죠. 자유롭고 편안하게 연구할 수 있는 시간이니깐요. 학장님이나 총장님이 토요일에 출근하는 것도 이 때문일겁니다.”
언제 이렇게 많은 연구를 하냐는 질문에 삼성서울병원 이경수 교수(영상의학과)
[사진]의 대답이다.
이경수 교수는 올 상반기 삼성서울병원 최다 논문등재자에 이어 2006 성대-Fellowship 교수로 선정됐다.
특히 성대-Fellowship 교수로 선정된 것은 획기적인 연구 기회가 제공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제도는 향후 2년간 매학기 3시간 이내의 강의 의무만 부여하고 연 3천만원 안팎의 특별장려금과 이에 상응하는 연구지원을 제공하는 최우수급 교수에 대한 특별제도다.
소감을 묻자 돌아오는 대답은 다소 시시(?)했다. “기쁘기도 하고 또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약간 쑥스럽기도 합니다.”
올 상반기 동안 논문 8편을 발표, 연이어 명예로운 상을 수상하게 된 비결도 간단하다. 주중에는 연구할 시간이 거의 없으니 토요일에 출근해 맘껏 연구하는 것.
이 교수가 발표한 8편의 논문은 주로 폐결절이 발견되는 경우 양성인지 폐암인지 여부를 가리는 연구에 관한 내용이다.
이 교수는 “폐암으로 증명된 경우 폐암의 병기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결정하여 수술할 병인지 항암요법이나 방사선치료를 할 병인지를 구분 결정하는 것”이라며 “여전히 우리나라에 많은 폐결핵과 비결핵상미코박테리아 폐질환의 진단과 효과적 치료방법에 관한 연구”라고 설명했다.
폐암, 결핵, 간질성폐질환을 주요 연구 분야로 집중하고 있는 이 교수는 삼성서울병원의 연구 지원 제도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전산화 등 임상의가 연구하기에 좋은 여건임을 전제하면서 이 교수는 부족한 점이 있다면 “임상의를 도와 함께 연구할 PhD의 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또 성균관의대의 경우에는 학 학년에 40명으로 적어 인적 자원 부족도 느낀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전형적인 학자이자 연구자의 모습이다. 그는 연구자의 기본 자세인 연구윤리에 대한 기본 인식과 그에 걸맞는 연구 자세를 가장 먼저 강조했다.
이중논문 게재 등과 같은 문제점을 지적하며 “연구 테마를 공유하는 여러 분야에 걸친 연구자들이 모인 작은 공동체 등이 결성됐으면 한다”고 해결책을 제안했다.
이 교수는 “자주 만날 수 있는 소규모 공동체에서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회의도 하며 어떤 주제로 연구할까? 누가 제1저자가 되고 누가 교신저자가 될지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습관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그가 진행하고 싶은 연구 분야는 삼성서울병원 암센터 개원과도 연관있다.
이 교수는 “암센터 개원과 발 맞춰 얼마나 암을 효과적으로 진단하고 암의 병기를 쉽게 진단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춰 향후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대-Fellowship 교수로 선정, 향후 2년 동안 파격적인 연구 지원을 받는 이 교수는 특히 폐암에서 전신 양전자단층촬영/전산화단층촬영(whole body PET/CT)과 전신 자기공명영상(whole body Magnetic Resonance Imaging; WB MRI)로 전신영상을 쉽고 빠르게 영상화 해 병기 결정에 어떻게 효과적일 수 있을지 연구할 계획이다.
끝으로 그는 미래 영상의학과의 역할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이 교수는 “앞으로 미세화 분자화 영상시대에는 분자영상의학쪽으로 중점적인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물론 이러한 연구에서도 기존 영상도구인 CT, PET, MR의 연구가 선행돼야 하고 영상장비는 필수고 이를 응용하는 연구도 이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후배들은 가장 기본적인 연구윤리를 잊어서는 안될 것"이라는 조언을 빼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