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역대 가장 강력한 부동산 대책이라는 평을 받았던 ‘8.31 부동산대책’이 시행 1년을 맞았다. ‘서민 주거안정과 부동산투기 억제를 위한 부동산제도 개혁방안’이라는 이름으로 발표된 부동산 종합 대책이지만, 약효가 다한 건지 효험을 보지 못하는 분위기다.
서울 등 수도권 집값 불안은 여전하고, 지방 아파트 시장과 수도권 외곽 주택시장은 침체 되는 등 지역별·평형별 양극화는 오히려 심화되고 있다. 의욕적으로 추진한 정부의 바람과는 달리 여전히 집값 양극화라는 극단으로 치닫는 형국이다.
이 같은 상승세는 지난 2003년의 10.29 대책 이후 2년간 아파트 가격이 안정세를 보인 것과는 상반된 결과다. 애초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결국 시장 논리에는 먹히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수도권 시장과 달리 지방의 아파트 매매 시장은 안정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광역시 0.17% 대전광역시 0.88%, 경상남도 0.09%, 제주 0.62% 각각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타 대부분 지방지역 매매가 상승률도 대부분 1% 내외에서 안정됐다.
정부가 8.31대책이라는 화살을 쏜 곳은 전국의 아파트 시세를 쥐락펴락하는 수도권이라는 과녁이었던 만큼 투기 수요 등이 덜한 지방 아파트 시장 안정세는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8.31대책은 부동산 시장 불안을 조기에 진화하고, 서민 주거의 안정·투기수요 억제 등을 골자로 2005년 8월 31일 ‘서민 주거안정과
부동산투기 억제를 위한 부동산제도 개혁방안’이라는 이름으로 발표된 부동산 종합 대책을 일컫는다.
다음은 지난 1년간의
8.31대책 성적표.
▲수도권 양천구 23%↑ 동두천 0.74%↓
최근 1년 새 서울지역에서 아파트 매매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양천구로 23.06%가 상승했다. 뒤를 이어 강남구(21.20%)·용산구(15.09%)·동작구(15.07%)·서초구(12.92%)·송파구(12.09%)·강서구(10.76%)·영등포구(10.38%) 순으로 가격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한강 이북 외곽지역인 강북구(0.86%)·중랑구(1.73%)·은평구(2.24%) 등은 상대적으로 덜 올랐다.
경기지역에서는 의왕시가 17.06%로 매매가가 가장 많이 올랐으며 용인시가 16.93%로 뒤를 이었다. 그러나 동두천시(-0.74%)·의정부시(-0.69%)·오산시(-0.01%) 등은 1년 전에 비해 오히려 가격이 떨어졌다. 신도시지역 상승률은 평촌이 21.98%로 상승률 1위를, 산본이 19.17%로 뒤를 이었다. 신도시아파트 가격의 강세 속에서도 상반기 집값 담합문제가 불거졌던 중동은 9.16% 오르는데 그쳤다.
▲전세가는 비교적 안정 추세
매매시장에 비해 전세시장은 비교적 안정을 되찾은 분위기다. 최근 1년 동안 신도시 지역 아파트 전세값은 10.18%로 큰 폭으로 오르긴 했지만 대부분 지역은 안정세를 보였다. 서울지역 아파트 전세값은 평균 6.65% 상승했고, 경기지역도 5.36% 상승하는 데 그쳤다. 지방 전세시장도 지역에 따라 1% 안팎으로 오르는데 그쳤다.
▲중대형이 대세…평형별 양극화 심화
지난 1년간 서울지역 20평대 미만 소형 아파트 매매가는 평균 8.98% 올랐지만 40평형대 이상 중대형 아파트는 평균 11% 이상 가격이 상승 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도시의 경우도 20평형 미만이 2.54% 오른 반면 40평형대 이상 대형은 20% 가까이 올랐다. 경기지역도 소형에 비해 중대형이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나 평형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도권 지역에서는 갈수록 소형 아파트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고, 대신 대형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몰리고 있다. 30평형대를 넘어서서 40~50평형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오는 24일 분양하는 판교 역시 가장 많은 청약률이 예상되는 주요 평형인 40~50평형대가 평당 분양가가 1800만 원대로 가장 높게 책정되었다. 대형평형이 대세로 굳어지는 분위기인 것이다.
▲서울 재건축 보다 일반 아파트가 더 올라
한편, 2000년 이후로는 일반 아파트값 보다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폭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지난 1년만을 두고 보자면, 서울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는 9.61% 오르는데 그친 대신 일반 아파트는 10.29% 올라 대조적 결과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