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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 쓰고 보는 사양산업 활성화 기회

단순 제조․판매 벗어나 새로운 시장 개척

이인우 기자 기자  2005.11.15 17: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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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안경도· 소매점이 밀집한 남대문시장 안경타운은 호객꾼들의 목소리만 높다.

3년여 전부터 불어닥친 불황의 찬바람에 본격적인 겨울 추위까지 더한 15일, 30여개의 안경점마다 ‘50~70% 폭탄세일’이란 프랭카드를 내걸고 있다. 그러나 제살 깎아먹기란 업계의 비난까지 감수한 이같은 할인 행사도 별 효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남대문시장 입구 ‘천사안경원’의 박민서 대표(47)는 “이미 일대 안경관련 업체 가운데 1/3정도는 폐업한 상태”라며 “가장 큰 이유는 소비자들의 구매력 감소에 따른 판매부진”이라고 밝혔다.

극도의 소비부진에 따라 국내 안경업계는 지난 1997년 IMF 구제금융 당시보다 더한 불황을 몇 년째 겪고 있다는 것이다.

남대문 일대의 안경점들은 수입품의 경우 시중보다 10만원 이상 낮은 가격을 책정하고 있으며 국산품의 경우 50% 정도의 할인율을 책정하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이러한 유인요소에 이끌려 시장을 찾는 것이다.

70% 할인에도 고객 발길 ‘뚝’

멀리 수원에서 남대문시장의 안경점을 찾은 최현숙 씨(40․여)는 “지난해부터 시력이 더 안좋아져 쓰던 새로 안경을 맞추려 했지만 살림이 여의치 않아 미루고만 있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곳의 안경점에서는 시중보다 50% 이상 저렴하다는 얘기를 듣고 먼 걸음을 했다”고 말했다. 최 씨는 이날 간단한 검안과정을 거쳐 렌즈 포함 4만원대의 안경을 맞추고 돌아갔다.

남대문 일대 안경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소비자 발길도 예년에 비해 부쩍 줄어들어 최근 발표되는 낙관적 경기전망을 전혀 실감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모 안경원에서 근무하는 안경사 김학규 씨(29)는 “워낙 가격경쟁이 치열해 최소한의 마진 보전도 어려운 실정”이라며 “낮은 임금과 공휴일도 없는 근무여건 등을 못이기고 떠나는 안경사들이 적지 않아 당장 내일을 걱정해야 할 형편”이라고 털어놓았다.

반면 서울 강남의 한 안경점은 차별화된 마케팅과 고급화 전략으로 소비자가 끊이지 않는 등 대조를 이루고 있다.

차별화 마케팅과 고급화 전략 성공 발판

지난 2003년 9월 개업한 홀릭스안경은 최소 20만 원 대부터 수백만 원을 넘는 수입안경테와 선글라스 등 명품만을 취급한다.

더욱이 ‘샤넬’ ‘구찌’ ‘프라다’ 등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명품을 배제하고 독일 ‘라이츠’ ‘옹켈’ 등 뿔테 제품과 프랑스의 ‘로버트 막’ 등 마니아들에게만 알려진 브랜드만 소개해 고소득층 고객확보에 성공했다.

홀릭스안경 최용호 대표(35)는 “20대 중반에서 40대 중반 연령층의 전문직 종사자들이 주요 고객이며 대부분 소개를 통해 일부러 찾아오는 편”이라며 “일반적으로 20만~40만원대 제품을 많이 구입한다”고 밝혔다.

이 안경점은 모두 다른 유형으로 디자인된 제품을 갖춘 데다 유리가 없는 진열대를 이용한 디스플레이, 패션코디네이터의 상담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의 용모는 물론, 직업과 라이프스타일, 평소 패션스타일, 안경의 용도까지 배려해 적합한 안경을 추천한다는 것이다.

국내 산업구조 재편에 시사점

최 대표는 “단순히 고소득층 소비자에게만 통하는 마케팅이라기보다 불황 속에 새로운 시장기회를 창출했다고 보아야 할 것”이라며 “사양화의 길을 걷고 있는 우리나라 안경산업도 새로운 디자인 개발과 고객 밀착 서비스 등으로 활로를 찾을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저가시장의 중국산 수입품 잠식과 유럽 명품의 고가시장 점령에 급속히 붕괴되고 있는 국내 안경산업의 생존전략은 소비자 눈높이에 맞춘 마케팅 개발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활로 찾기는  안경산업 뿐만 아니라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노동집약적 경공업계에 공통적으로 적용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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