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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계 파업 초래할 장본인은 누구인가

노사 "네 탓" 책임 공방…사측대표단, 16일 담판교섭 전면전 나서

정숙경기자 기자  2006.08.17 06:4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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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사용자와 노동자 중 과연 어느 쪽이 산별교섭에 역행하고 있을까? 이로 인한 병원계 총파업의 책임은 누가 져야 할 것인가.

보건의료노조(위원장 홍명옥)가 지난 5일 쟁의조정 신청서를 접수하고 산별 총파업을 수순을 밟고 있는 가운데 16일부터 18일까지 파업 찬반을 묻는 투표가 시작됐다.

병원계 노사는 16일 14차 본교섭을 비롯, 담판교섭에 전면 나섰지만 ‘산별교섭 역행 주인공’을 놓고 책임 공방을 벌이는 등 좀처럼 냉각 국면이 해소되지 않았다.

특히 이 날 오전 사측 특성별 병원 대표단이 일부 언론에 발표한 입장에 대해 보건노조가 이를 정면 반박하는 등 공방이 겉잡을 수 없이 번졌다.

사측 특성별 병원 대표단은 “2006년 산별교섭에서 노조는 산별교섭 정착에 역행하는 3중 교섭 형태인 특성별 협의를 진행하고, 산별 총파업과 지부 파업을 병행하는 이중파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보건노조가 총파업 일정을 모두 확정한 상황에서 산별교섭에 임하고 있다”며 “대외적으로는 평화적 자율타결을 원한다고 주장하는 등 겉과 속이 다른 교섭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는 지난 13차 교섭에서 보건노조가 사측의 교섭 전술과 관련된 비공개 문건을 폭로하면서 사측을 대상으로 총공세를 퍼부었던 내용과 흡사하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더욱이 자율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천명한 양측 모두가 상대방을 겨냥해 “산별교섭에 역행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교섭을 거듭할 수록 불신은 깊어지고 있는 상황.

무엇보다 ‘산별교섭 연착륙’에 무게를 실어왔던 보건노조는 올초부터 3년차 산별교섭만큼은 ‘대화와 교섭을 통해 파업 없는 산별교섭 타결’을 실험해보겠다고 공공연히 주장해왔던 터라 향후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14차 교섭에서 보건노조는 대표단의 주장에 대해 정확한 입장을 표명하라고 거듭 촉구하면서 장시간 공방이 지속됐다.

대표단은 “보건노조는 2006년 산별교섭의 자율타결에 대한 의지 표명과 달리 사측에게만 일방적으로 수정된 안을 계속 제시하라고 압박할뿐 기존 요구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는 행태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특히 “노조가 진정으로 평화적 교섭 타결을 원한다면 산별타결 구호만 외치지 말고 지금이라도 병원이 수용 가능한 진전된 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측은 산별교섭(총12차), 축조교섭(총3차), 실무교섭(총8차)을 통해 3차례의 수정안을 제시하는 등 자율타결을 위해 나름 적극적으로 성실하게 교섭에 임해왔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보건노조는 “현재 사측의 태도는 한 손엔 대화를, 한 손엔 칼을 품고 있는 것과 같다”며 “교섭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를 상대로 엄중 처벌을 촉구하는 것은 노조에 비수를 꽂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난색을 표했다.

사측은 “교섭의 결과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어진다면 이러한 일련의 과정도 필요한 것”이라며 “우리도 나름의 입장을 알려야 될 것이라고 판단한 결정”이라고 맞받아쳤다.

노조는 “사측은 마치 노조를 집단이기주의로 뭉친 비열한 조직으로 매도하고 있다”며 “합의를 통해 원만한 교섭을 이뤄가자고 한 사측의 태도야말로 겉과 속이 다른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공방이 이어지자 양측은 정회했고 이 날 14차 교섭은 마무리됐다.

사측은 “특성별로 의견을 모으는 데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에 많은 고민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서로 오해를 한 부분도 있는 듯하다”며 “남은 기간 동안 신중한 태도를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측은 아울러“교섭을 통해 진정으로 논의를 해서 답을 만들어내고 의견 접근을 이뤄나가자”며 “중재에 앞서 조정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모든 것이 원만하게 해결됐으면 하는 데는 변함이 없다”고 최종 입장을 밝혔다.

사측에서는 현재 7개 특성을 대표해서 5명이 권한과 책임을 지고 교섭위원으로 참석할 방침이며 노사는 담판교섭을 통해 최소한 이번주 중 자율타결을 이뤄내자는데 의견을 모은 상황이다.
기사제공 : 데일리메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