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타 영역으로부터 한의학을 사수하기 위한 한의계의 힘겨운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최근 이례적으로 한의계의 분노가 담긴 장문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에는 의료계의 의료일원화 행태를 강도높게 비난하는 내용이 적시돼 있었다.
한의협은 이번 성명 발표는 최근 중의학을 습득, 활용해 의료일원화를 주도하겠다는 의료계의 의료일원화특별위원회 움직임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중국 중의학대학을 졸업한 한국 유학생들은 국내 한의사 국가시험 응시자격을 부여해 줄 것을 복지부에 꾸준히 요구해왔고 한의협은 번번히 이를 반대해 왔다.
하지만 의료계가 한의계를 강하게 압박할 수 있는 유용한 묘책으로 중의학을 고안해 내면서 한의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것.
한의협은 성명서에서 "의사협회의 현재의 행태는 일제가 대한제국을 말살시키려고 사악한 계획과 같다"며 민감한 반응을 나타냈다.
이어 "말로만 상생과 협력을 주장하며 뒤로는 교활한 짓을 서슴치 않는 의료계의 행태에 경악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의료계는 중의사와의 야합을 청산하고 위원회를 폐지하라"고 촉구했다.
한의계가 의료계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사이 침구사들은 제도권 진입을 위한 움직임을 보여 한의사들을 당혹케 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대한침구사협회는 오는 16일부터 의료인 면허소지자를 대상으로 '의료인 침구학 강좌'를 실시한다.
침구사협회는 "침(鍼)의 과학화를 위해 의사 등 의료인 면허소지자에게 침술기법을 강의하는 것은 시대적 필요에 의한 것"이라는 입장이고 한의협은 "어불성설"이라며 맞서고 있다.
더욱이 침구사협회는 "침의 과학화를 위해서는 한의사가 아닌 의사가 침을 배워야 한다"며 의료계와 손을 잡을 가능성도 열어둬 한의협의 심기를 더욱 불편하게 하고 있다.
침구사협회 관계자는 "아직도 침을 한의학의 영역이라고 여기는 것은 닫힌 사고"라며 "침의 과학화를 위해서는 의료계가 배우고 연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의계 관계자는 "침구사들이 의사를 상대로 침술을 가르치는 것은 의료의 틀을 흔들고 문란케하는 행위로 이는 월권"이라고 반박했다.
의료계의 지속적인 공세에 침구사까지 가세한 작금의 상황에서 한의계가 어떤 대책으로 위기를 극복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