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 위생관리 실태를 고발한 PD수첩 방송이 의료기기업체들 배만 불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의료기기 업체들은 판매 증가와 주가 상승 등 때 아닌 호황을 맞은 반면 개원가는 계속되는 불황과 맞물려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것.
코스닥에 등록된 맥스엔지니어링, 미광콘택트, 프로소닉 등 의료기기 업체들은 연일 상승세를 타고 있으며, 의료기기 판매업체는 주문이 밀리는 등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의료용 레이저기기 전문기업 맥스엔지니어링은 지난 주 가격제한폭까지 올라 5140원을 기록중이다. 이는 지난 8일 이후 나흘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불과 나흘만에 60% 가까이 급등한 것.
근시·난시 교정용 렌즈 전문업체 미광콘택트도 지난 8일 이후 5800원에서 16% 이상 올라 현재가 7000원에 근접했다.
의료용 초음파진단기 부품 제조업체 프로소닉 8일 2850원에서 3030원으로 올랐으며, 안광학 의료기기 전문업체 휴비츠도 나흘째 상승했다.
아울러 의료용 소독기 전문업체 J사와 H사는 연일 밀려드는 주문에 휴일도 없이 주문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병원용품 전문쇼핑몰 D사는 물량확보에 혈안이다.
이 같은 의료기기 업계의 때 아닌 호황은 지난 8일 이후로 병원의 위생실태 보도 이후 가장 큰 수혜를 입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의료기기업계 한 관계자는 “병원 위생 실태에 따른 파문으로 소독과 관련한 의료기기와 그 외 진료에 사용하는 일회용품의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며 “일부에서는 비싼 장비와 부대비용으로 공동구매까지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의료계는 PD수첩 제작진에게 이번 방송 때문에 일부 병원의 불결한 위생상태가 병원계 전체로 확대해석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피력하고 있다.
실제로 방송 이후 환자들이 진료를 받는 중 사용하는 의료기구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것.
소아과를 운영 중인 한 의사는 “소신껏 진료를 해도 아이의 부모들에게 감시를 받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한 중소병원 원장 A씨는 “일부 병의원에서 내시경 소독에 소홀하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모든 병원이 그런 것은 아니다”라며 “정부의 도움 없이 고가의 장비를 운용하다 보니 소독에 소홀하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보도 이후 환자는 줄어들고 있으나 병·의원에서는 앞다퉈 의료기기 및 기구를 구입하고 있어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개원의는 “일부 병의원의 의료기구 소독상태 불량 원인은 비합리적인 보험수가에 기인한다”며 “계속되는 불황과 맞물려 소독기 구입 등 비용이 소요,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