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실시한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에서 문제 난이도 조절 실패와 출제위원 및 선정․검토위원 중복 등 관리에 허점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04년도 제 15회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은 합격률이 1%에 불과, 예년 14%에 크게 못 미치면서 응시자 1285명이 ‘부패방지법’에 따라 시험출제위원의 선정·관리 등에 대한 국민감사권을 청구하는 등 물의를 빚었다.
감사원은 이와 관련,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대한 감사를 진행한 결과 난이도 검증 시스템을 마련과 출제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고, 주관 부처인 건설교통부 또한 위탁시행기관에 대한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14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자격시험 위탁시행기관인 한국산업인력공단의 경우 다양한 계층의 응시자를 대상으로 한 자격시험은 난이도 조절이 무엇보다 중요한데도 시험문제 출제위원이 분류한 난이도를 선정위원이 임의로 수정하도록 방치,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반면 사법시험 등 주요 시험에서는 기존 합격자 등을 재검토요원으로 위촉, 문제의 난이도를 조절하는 절차를 거치고 있다.
더욱이 공인중개사 시험문제는 출제, 선정 및 검토 등 3단계의 검증을 거쳐야 하고 각 검증의 객관성 및 출제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도 출제위원으로 위촉한 총 48명 중 15명을 선정위원이나 검토위원으로 다시 위촉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중 8명은 자신이 출제한 문제 20문항 가운데 6~12문항까지 과다 선정하는 등 출제와 선정의 객관성을 무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주무부처인 건교부 또한 난이도 조절대책, 시험문제 관리 지침 등을 마련하여야 하는데도 산업인력공단에 일임, 인력수급 계획 등을 무시하는 결과를 낳은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건교부는 지난해 5월 ‘공인중개사 시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통보한 과목당 10배수 정도의 예비문제 확보지시를 산업인력공단이 지키지 않고 그 절반만 확보하는 등 출제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음에도 이에 대한 관리·감독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더욱이 건교부 담당 사무관이 자격시험 문제 선정위원 자격으로 출제과정에 참여하는 등 시험 관리의 형평성을 무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파행적 자격시험 운영에 따라 지난해 11월부터 12월 초 사이 공인중개사 시험 응시자 가운데 3만2800건의 민원이 발생했고 같은 해 12월 29일 추가 시험을 실시, 34억여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했다.
감사원은 이에 따라 한국산업인력공단과 건교부에 관련자 문책 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