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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국내최저가 ‘사실 아니다’

가전품 쇼핑몰보다 실제론 최고 30만원대 ‘비싸’

황민호 기자 기자  2005.11.14 08:3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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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저가를 보장한다는 신세계 이·마트의 가전제품 가격이 시중가보다 되레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그것도 93년도 가격대에 판다는 제품들이 현재 시중가보다 비쌌으며 특히 제품에 따라선 10%이상 비싼 경우도 있었다.

이·마트는 신세계백화점이 모 기업인 국내 최대·최고의 유통할인 대기업이다. 최근에는 무분별한 확장으로 재래시장과 영세상인들의 상권을 잠식하는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다.

‘93년 오픈 최저가, 초특가 타이틀’ 은 허울

이런 이·마트가 오는 16일까지 개점 12주년을 기념하는 최저가 할인행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 3일 시작해서 14일 동안  ‘93년 오픈 가격’ 이란 타이틀을 내걸고 있다.

이· 마트가 내건 슬로건은 대한민국 최저가다. 국내 최저가란 달콤한 유혹으로 소비자의 발길을 유혹하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신세계 이·마트란 브랜드를 믿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당당히 대한민국 최저가라고 자부하던 이· 마트의 상품이 생활용품에서는 비교적 경쟁력을 갖췄지만, 80만원 이상의 고가 가전제품에서는 시중보다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가, 기획 초특가 상품’ 이란 광고문구를 무색하게 할 정도다.

본지가 비교한 품목은 이·마트 14개 서울 지점에 배포된  ‘이·마트 개점 12주년 기념 93년 오픈가격’ 란 광고전단지 중 ‘12대 인기 가전 파격가 코너’ 에 소개된 5개의 가전제품이다.

5개 가전품 중 4개가 옥션보다도 되레 비싸

가전제품을 선정한 것은 모델명이 직접 검색되는 제품을 선정,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서다. 비교 결과 1개의 제품만이 싸고 나머지 4개 제품은 비싼 것으로 분석됐다.

   
비교 대상은 온라인 최저가로 유명한 옥션(www.auction.co.kr/ ). 우선 삼성 PDP PAVV(모델명: SPD-42D5HDB)의 경우 이·마트가 팔고 있는 가격은 309만원이다. 하지만 옥션에서 거래되는 가격은 ID honama9이 동일 제품이 278만원으로 무려 31만원의 가격차이를 보였다. 물론 배송비는 무료다.

만도(BE-166DB) 160L 김치냉장고의 경우 이· 마트가 3만원이 비쌌지만 LG 김치냉장고 184L(R-K181ZR)의 경우 옥션보다 3만원 싸 겨우 체면치레를 하고 있다.

또 냉장고의 경우 LG 디오스는 이· 마트 가격이 78만5000원, 옥션 가격이 75만5000원으로 이· 마트가 3만원이나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가 보장보상금 5000원 보다 무려 6배가 비싼 가격이다.

삼성 지펠냉장고 570L의 경우 이·마트가 79만원, 옥션이 동일제품에 용량이 3리터 작은 567리터가 76만7000원으로 2만3000원 차이를 보였다. 삼성 지펠의 경우 제품모델번호는 동일해 표기상 오류나 정확한 용량표기를 안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인터넷 쇼핑몰중에선 옥션과 버금가는 가격대에 파는 곳도 다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마트의 가격이 어쩌다가 한곳에 비해 비싼 것이 아니란 것이 나타났다.

실제로 삼성 PDP 42인치 HD 일체형(SPD-42D5HDB)제품의 경우 옥션외에 이베스트원, 보금자리, 우리가전, EL-마트등 8곳에서 역시 이마트보다 31만원 싼 가격에 팔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취재기자와 매장에서 만난 한 소비자는 이 같은 역가격차를 알고 “보상금을 걸고 국내최저가를 장담하고 있는 이·마트 가격이 되레 더 비싸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고객들 “국내최저가 보장보상은 헛말, 우롱” 불쾌

산본에 거주하는 김모(34, 주부)씨도 “1년에 단 한번의 국내 최저 소비자 가격이라고 광고해 믿었다" 며 “가격차가 이렇게 많이 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이·마트가 소비자를 우롱하는 것 아니냐” 고 불쾌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마트 ㅊ점의 한 관계자는 취재기자한테 본사나 인터넷에 문의할 것을 답변해 고객을 당혹케 했다. 잘잘못은 인정하지 않고 극구 변명만 했다. 문제가 나면 마냥 피하고 보자는 격이었다.

그는 또 “삼성 PDP의 경우 삼성상품권 30만원을 주고 주말에는 10%도 추가 할인혜택을 주고 있어 결국 최저가가 된다”  고 말해 할인에서 입은 손실을 납품업자에게 전가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들게 했다.

삼성 PDP의 경우 이· 마트가 직접 할인해 주는 것이 아니라 납품 업체인 삼성전자가 상품구매 시 등기우편을 통해 별도로 상품권을 보내주고 있기 때문이다.

할인가의 부담은 결국 삼성전자에게 전가하는 꼴이다. 또 전화를 통해 “인터넷보다는 쌀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해 최저가 선정에서 인터넷이 고려됐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시민단체 “팔고 보자 식…소비자 신중한 선택” 당부

하지만 지난 10일 배포한 ‘이· 마트 개점 12주년 특집호’ 어느 곳을 찾아봐도 ‘인터넷 쇼핑몰보다 비쌀 수 있다’ 는 문구는 없어 고객의 소비패턴을 무시한 “팔고 보자”  식의 상술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마트 입장에서 매겨진 최저가는 다양한 소비행태를 무시한 주관적인 선정이라는 것이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마트가 저가 생필품을 앞세워 전체 상품가격이 싼 것처럼 포장하고 있다” 며 “실제 생필품을 제외한 가전제품이나 기타 상품들은 싸지 않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고 말해 소비자의 신중한 선택을 부탁했다.